신의 언어, 음악
신의 언어, 음악
  •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 승인 2018.10.2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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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초록 옷을 입었던 나무들이 가을이 되니 숨겨놨던 저마다의 색을 매일매일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누구의 작품일까? 나무는 생명이 있어 스스로 변화하지만, 악기라고 불리는 물체는 저마다의 호흡을 불어넣어 주면 다양한 소리를 낸다. 여러 가지 악기 소리를 `도레미파솔라시도'라는 음계를 변형하여 화음을 주니 아름다운 음악이 만들어진다.

아름다운 음악은 몇 세대가 지나도 여전히 감동을 주고 여운을 남긴다. 지구 반대편에서 말은 통하지 않아도 음악은 언어를 초월하는 강렬한 소통의 도구이다. 음악을 통하여 전해지는 기쁨과 슬픔 고요함 적막감 등의 느낌과 감성은 오감을 지닌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음악은 신의 언어가 아닐까?

여기 음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으나 열정만큼은 전공인 못지않은 공무원들이 있다. 음악공부는 학창시절 음악수업이 전부인지라 악보도 제대로 볼 줄도 모르고, 활이나 채도 처음 잡아보면서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피나는 노력 끝에 오케스트라단까지 구성하여 곡을 연주하고, 음악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곳을 찾아가 음악을 선물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심어주고 온다. 충북교육청 소속 교직원으로 구성된 에듀챔버오케스트라 이야기다. 2007년부터 시작한 에듀챔버오케스트라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동아리 형태로 모여 함께 연습하다가 확장되어 지금은 40명이 넘는 단원들로 구성되었고, 오늘 제8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필자는 2014년 가을부터 타악기를 연주하게 되었다. 악보를 볼 줄도 모르면서 전공자에게 지도를 받으며 과감하게 무대에 섰고 실수를 거듭하며 배워갔다. 타악기는 박자감과 효과음을 살리기 때문에 소리가 커서 실수를 하면 금방 표가 난다.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또 악기가 다양하여 여러 가지 악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그중 세트 드럼은 눈과 양손과 양발을 각기 사용해야 하기에 고난도의 악기이다. 남이 하는 연주는 쉬워 보여서 스트레스가 확 풀릴 듯 시원한 소리가 나는데, 막상 해보면 작은 기술 하나 연마를 하는데도 일정량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는`트레몰로'라는 떨리게 치는 주법을 연습했는데, 단 세 마디를 위하여 연습하는 양이 다른 부분의 몇십 배 노력하게 만든다. 실력이 느는 표시도 금방 안 나면서 손가락 마디엔 잔금이 가서 지문인식도 안 될 정도이다. 쉽게 주어지는 것이 무엇이 있으랴! 나의 노력과 수고로움으로 많은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에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면 기꺼이 감내하리라.

요즘 지구촌은 방탄소년단의 K 팝 열풍이 휩쓸고 있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말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대학마다 한국어 강좌가 몇 배로 늘었다고 한다. 한류 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지구 곳곳에서 횃불처럼 번지고 있는데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흥도 많고 한도 많은 민족인지라 문화적 예술로 승화되어 신세대들이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홍익인간, 제세이화의 건국이념이 음악의 세계에서도 실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땅은 지구촌의 핵심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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