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傾聽)
경청(傾聽)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 승인 2018.10.2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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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현대인들은 의학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많은 질병에 시달린다. 의사들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 두 가지라고 한다. 그 중 하나는 육신의 병인 암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의 병인 우울증이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또한 세계보건기구는 앞으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가장 큰 질병은 우울증이라고 한다. 이런 결과를 보면 `암과 우울증'이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위협적인 질병인 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국가 중에서 10여 년간 계속 1위였다. 리투아니아가 새로 OECD에 가입하면서 2위로 물러났지만 3위인 라트비아와 비교하면 여전히 놓은 수치다.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수로 발표하는데 2015년 기준에 따르면 리투아니아는 26.7명, 우리나라는 25.8명 라트비아는 18.1명이다. 충청북도의 자살률은 2015년 30.4명, 2016년 32.8명, 2017년 28.2명으로 2016년은 전국 1위였고 2017년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통계청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살 원인은 정신과적 증상이 61%로 가장 많다고 한다. 정신과적 증세를 겪는 사람 중 80%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데 불행스럽게도 이것이 자살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한다. 우울증은 충격적인 사건 후에 받는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우울증에 걸리면 기분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불면에 시달리며 죄의식에 사로잡혀 까닭없이 초초해 하고 불안해하며 반복적으로 죽음을 생각하는 증세를 보인다.

의사들이 권하는 우울증 치료 방법은 첫째가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어라이고 둘째는 비난하지 말고 충고하지 마라이며 셋째는 의사의 치료를 권하라고 넷째는 말과 행동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어라 가 첫 번째라는 것이다. 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할까? 아마도 그가 겪은 사연이나 사건 때문일 것이다. 충격적인 사건이 사람들의 마음에 응어리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응어리가 독이 되어 부글부글 끓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체로 타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타인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말하기를 더 좋아한다. 아마도 타인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이해받고 싶은 욕구가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경청(傾聽)의 한자를 살펴보면 경청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다. 경청은 몸을 기울여 왕과 같은 커다란 귀와 열 개의 눈으로 말하는 사람과 한마음이 되어 듣는다는 것을 뜻한다. 즉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이며 듣는 일에만 집중하면서 마음의 소리를 공감하는 것이다. 이렇게 들어주게 되면 사람들의 마음에 끓어오르던 독이 증발해 버린다. 잘 들어주기만 해도 우울증의 80%가 치유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고 들어주며 편견이나 판단 없이 들어주고 자신을 공명통처럼 온전히 비워야 한다. 이렇게 공감하는 자세로 들을 때 완전한 소통 완전한 치유 완전한 사랑이 이루어진다.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얼마나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가? 얼마나 나를 비우고 타인에게 집중했는가? 반성한다. 그동안 너무 많은 말을 했다. 침묵이 필요하다. 나를 먼저 고요하게 해야 한다. 나를 비우고 타인에게 집중해야 한다. 많이 들어야만 새롭게 말할 수 있다. 잘 듣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다. 변화를 원하는가? 그러면 먼저 경청하라 온 마음을 다해 시민의 소리를 들어라. 그것이 지도자들에게 부여된 첫째 의무다. 혁신과 변화 애민의 정치는 경청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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