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에 휩싸인 사회
고용불안에 휩싸인 사회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10.17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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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지역경기가 좋지 않다는게 피부로 와 닿고 있다. 아들이 다니던 수학학원이 곧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렸다. 학원생들에게 자세하게 말하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학원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자녀들에게 더 이상 다니지 말라고 말하기 어려운 학원 같은 업종의 폐업이 느는 것은 가계가 버틸 수 있는 힘이 얼마나 약화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은 예전보다 발품을 더 팔게 됐다. 일부 편의점주들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서 1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쪼개서 아르바이트생을 쓴다고 한다.

이들은 2~3명씩 암묵적으로 `카르텔'을 형성했다고 한다. 그러니 아르바이트생은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일을 해야 하는데, 정작 주휴수당이 없으니 수입이 줄고 만다.

우려했던 대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는 저소득 단기근로자들에게는 심각하게 닥치고 있다. 식당에서 일하던 아주머니들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상근 근로자의 고용 확대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SK하이닉스가 청주M15공장을 지으면서 2020년까지 2000명을 추가로 고용한다고 한다. SK하이닉스만 바라보고 있는 지역의 고교나 대학졸업자들이 취직의 턱이 더 높아졌다.

20조원을 들이는 공장의 신규채용인력이 2000명이라니, 채용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아니냐면서 고마워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 현상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장밋빛 전망 말고 고용절벽이라는 그림자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충북도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고용률 72% 달성'이 수포로 돌아갔다. 전국 최고수준의 고용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72%는 `마의 벽'과 같았다.

그나마 지난해 평균 고용률이 69.1%로 70%에 근접한 것만 해도 작은 의미는 아니다.

문제는 올해 들어 다시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평균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정책을 추진했던 충북도나, 눈만 뜨면 72%를 앞세웠던 공공기관이나 말이 없다. 대신 `강호축'만 요란하다.

더구나 고용안정을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할 도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매우 더디다.

공공부문의 정규직화가 더딘데, 민간부문에 사람을 더 채용하고 정규직화하라고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해서 먹힐거라고 보지 않는다.

나만 안정적인 직장에 있다고 해서 살아가는 게 마냥 안전하지는 않다. 점점 더 위험할 뿐이다. 고용불안에 따른 사회양극화나 소득분배의 불균형은 불안한 사회와 혐오사회를 만들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소확행'등 개인귀책형 사조 말고 정부와 충북도가 고용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라는 국민적인 요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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