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히엘딘 세계은행 부총재 "조건 갖춰지면 北 가입 지원 가능"
모히엘딘 세계은행 부총재 "조건 갖춰지면 北 가입 지원 가능"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10.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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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절차·행정 작업 다 만족해야...당장 논의는 일러"
"북한, 국제사회 부응하는 평화·번영 수준 이끌어가야"

"국제연합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민간기업 新동력"



마흐무드 모히엘딘 세계은행(WB) 수석부총재는 17일 북한의 향후 세계은행 가입 문제에 대해 "자격 요건을 갖추고 적절한 시기가 오면 북한에 대한 경제적·기술적인 지원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히엘딘 수석부총재는 이날 서울 용산구에 있는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한국생산성본부 주최로 열린 '2018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세계은행은 새로운 회원국이 늘어나는 것을 환영하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도 우리가 다른 나라를 지원해준 적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모히엘딘 수석부총재는 그러면서도 "합당한 조건과 적절한 시기가 왔을 때 북한을 지원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만 이를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이 당장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가입 절차와 행정 작업을 거친 뒤 북한이 조건을 충족했다고 판단되면 지원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은행의 회원이 되려면 국제통화기금(IMF)에 먼저 가입해야 하는데 창립멤버 국가들을 포함해서 어떤 나라든 마땅히 따라야 할 기준과 과정이 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의 평화와 번영에 열린 입장을 보인다면 경제적·기술적 부분의 지원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뉴욕을 방문해 외교 관련 단체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도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등의 국제기구 가입을 통한 개방적인 개혁에 동참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역시 지난 13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을 만나 북한의 개혁개방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모히엘딘 수석부총재는 "세계은행은 정치적인 조직이 아니라 정치 문제와 관련된 코멘트는 할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북한이 평화와 번영에 개방적으로 변했는지 아닌지는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생산성본부는 이날 미국 S&P 다우존스, 스위스 지속가능경영 평가·투자사 로베코샘(RobecoSAM)과 공동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국제연합(UN) 회원국들이 2015년 9월 합의를 통해 '국제연합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한 뒤 경제·사회·환경 문제 등 세계 공동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진행되고 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수상들은 국가별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세부 방향성을 제시했으며 목표 달성을 위해 전 세계 단위의 협력체계 구축을 약속하는 등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이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이 지난 10년간 크게 향상됐으나 기업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모히엘딘 수석부총재는 "국제연합 지속가능발전목표 참여가 민간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농업, 에너지, 도시화 등 주요 이슈 관련 사업 기회의 증가로 연간 약 12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와 3억 80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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