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확실한 차별성만이 성공한다
축제, 확실한 차별성만이 성공한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10.15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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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 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10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눈만 돌려도 곳곳이 축제장이다. 전국이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 모두 풍성하다. 바람도 볕도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니 축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보면 가을을 외면하기 어렵다. 더구나 농산물을 수확하는 시기와 맞닿아 있는 가을이고 보면 시민들에게도 한바탕 흥겨운 축제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충북에도 10월은 축제의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굵직한 것만 대충 따져봐도 도내 11개 시·군에서 개최되는 축제성 행사만 무려 19개나 된다. 예산만 150억원이 넘는다. 작은 규모 마을축제나 예술인 행사까지 포함하면 하루에 한두 번꼴로 매일 새로운 축제가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 도내에선 지난 1일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 개막을 선두로 시·군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축제 개막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지역만의 특색을 표방하고 있는 축제현장은 가을 정취가 끝나가는 11월 청남대 가을국화축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지역축제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데에 따른 비난도 많다. 지방분권이 시작되면서 지역을 알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핑계로 일부 지자체장들의 얼굴 알리기와 홍보성 축제란 지적도 그동안 만만치 않게 거론됐다.

또한 굵직한 행사가 무더기로 겹치면서 축제를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반응과 비슷비슷한 행사가 개최되면서 고유한 축제현장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여론도 비등했다. 아이디어 부재와 인력난 속에 진행되다 보니 부실한 축제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럼에도, 축제는 지역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다. 경험이 누적되면서 축제의 방향도 틀을 잡아가고 있다. 특히 농업이 주를 이루는 충북의 경우 보은대추축제와 청원생명축제가 전국축제 상위권에 오를 만큼 인지도를 보이면서 성공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잡다하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것으로 경쟁할 때 축제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확실하게 차별성을 부여하는 전략으로 축제나 행사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과제를 각 지자체에 던져주고 있다.

축제의 변별성도 중요한 잣대다. 보은대추축제와 청원생명축제가 지역 농산물 축제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는 직지축제나 공예축제와 비교될 일은 아니다. 우선 축제의 결이 다르다. 직지가 세계고인쇄문화라는 관점에서 청주의 위상을 보여주는 축제라면, 공예비엔날레는 실험적인 공예예술을 선보이는 자리로 예술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축제이다.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가 있는가 하면, 감상하는 축제가 있는데 직지축제나 공예축제는 후자다.

그래서 다른 축제와 달리 감독도 선임하고 예산도 많이 지원한다. 문제는 변별성에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축제로 기획됐었느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내실있는 축제이냐의 관점일 것이다. 한시적일지 모르지만 직지의 미래는 4차산업혁명 속 정보 플랫폼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직지가 기록과 정보를 통한 대중에게의 이로움을 기반을 둔다는 점에서 직지축제는 여전히 변별성 있는 콘텐츠를 찾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다. 직지만의 고유한 가치와 변별성을 보여줄 때 직지의 국제적 위상도 축제로서의 성공도 가능할 것이다.

축제도 진화 중이다. 최근 지역축제를 정치적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화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용할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처럼 기발하고 확실한 차별성만이 성공하는 축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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