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軍, 비싸고 성능 떨어진 조준경 도입했다 300억원 날려"
김병기 "軍, 비싸고 성능 떨어진 조준경 도입했다 300억원 날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10.1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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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64만원 수준…납품업체 비슷한 성능제품 미국선 절반가 판매
"무기체계 전략화 방식 개선 필요…효율적 예산 운용 모색해야"



군에 납품된 주·야간 조준경이 미국에서 시판 중인 제품보다 성능은 떨어지면서도 가격은 더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준경의 전력화 완료 1년 만에 새로운 조준경을 구매하기로 하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2008년 11월 개인화기용 조준경을 전력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방위사업청을 통해 A업체에 조준경 연구개발과 양산을 맡겼다.



10년 후인 2017년에야 조준경 전력화를 완료해 303억4000여만 원을 들여 총 3만5117대을 보급했다. 1대당 64만원 수준이었다. 각 군에 납품된 조준경은 배터리 수명이 48시간 정도 수준에 불과해 장기적인 작전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업체가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조준경 중에는 배터리 수명이 2만 시간 이상 지속가능한 제품도 있었다. 군이 요구한 성능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다른 시제품에 비해서도 평균 이상의 성능을 지닌 제품이지만 가격은 우리 군에 납품한 가격의 절반 수준인 33만원(297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군은 A업체가 만든 조준경을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시판되는 조준경보다 뒤떨어지는 제품을 더 비싸게 납품받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은 결국 배터리 수명을 400시간 이상으로 요구성능을 상향조정해 조준경을 재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전력화 완료 1년 만에 새로운 조준경을 구매하면서 추가 예산이 투입되는 동시에 기존 300억원 이상도 낭비한 셈이 됐다.



그러나 육군에서 재구매를 검토하고 있는 조준경 역시 시판 제품보다 고가의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구매를 위해 육군에서 시험평가를 하고 있는 조준경은 53만원에서 82만원 수준으로, 기존 A업체의 미국 시판 제품보다도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기 의원은 "우리 군도 이제는 실효성 떨어지는 복잡한 전력화 방식에서 벗어나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조준경과 같은 소모성 큰 부품은 실리에 중점을 둔 전력화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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