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기개세(逆發想 氣蓋世)
역발상 기개세(逆發想 氣蓋世)
  • 한현구 청주시 오창읍 산단관리과장
  • 승인 2018.10.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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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구 청주시 오창읍 산단관리과장
한현구 청주시 오창읍 산단관리과장

 

작금에 사실상 행정수도로 자리매김한 세종시는 근래 민관이 함께 KTX세종역 유치를 위해 아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 확정된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와 함께 고속철도역이 신설되면 지역 발전에 적잖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는 것 같다. 고속도로는 차치하고 고속철도와 관련한 이 같은 세종시의 기류는 KTX오송역이 확고히 자리한 청주시의 입장과 상충되기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시에 미칠 영향은 물론이고 과연 바람직한 방향인지 보다 주밀하게 살펴볼 필요를 느낀다.

지난 20세기 초의 일이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국토를 관통하는 철도인 경부선과 경의선이 놓이게 되는데 경부선의 노선과 역이 포함된 청주의 심한 반대로 노선은 바뀌고 주요한 역은 허허벌판인 대전(당시 한밭)으로 옮겨 세워졌다. 경부선에 이어 호남선을 부설하는 데도 대전이 그 기점이 됐다. 이를 계기로 대전은 교통의 요충지로 급부상해 많은 사람과 산업시설이 몰린 결과 현재의 광역자치단체로 성장하게 된다.

이에 비해 청주는 꾸준한 발전을 해왔으며 현재는 시·군이 통합돼 기초자치단체의 지위로 미래에 도전 중이다. 과거에는 교통수단이 변변치 않아 철도가 가장 영향력이 컸음을 미뤄 알 수 있겠다.

지난 1980년대 초에 계획도시로 조성돼 정부청사나 서울대공원 등 몇몇 주요 기관을 유치하며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과천시의 경우는 현재 어떠한가. 수도인 서울과 가깝고 수도권과 연결하는 교통망이 발달한 반면에 문화, 의료, 복지, 교육 등 기반 시설이 부재한 까닭으로 시와 시민의 기대와 달리 아직까지도 서울의 일개 위성시의 지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두 가지 사례를 반추하며 생각컨대 KTX세종역 유치는 세종시의 기대처럼 지역 발전에 크거나 혹은 작게 도움을 줄지 모른다. 반면에 이웃인 청주시(오송역 위치)나 공주시에 악영향을 주면서 고속철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저속 구간이 늘어남에 따라 여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일은 확실하다 . 무리한 세종역 신설보다는 세종, 공주, 청주를 아우르는 도로나 철도 교통을 확충하는 데 함께 노력하는 등 중부지방의 공동발전을 도모함이 어떠한가.

실로 세종시가 새 수도답게 백년대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21C에 걸맞게 4차 산업의 메카로 적극 육성하면서 세계적인 대학의 설립 내지 유치, 문화생태계 조성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방안이나 정책 마련에 힘쓰는 게 더욱 바람직하리라 본다. 무엇보다 국가적 차원에서 어렵사리 세종특별자치시를 만든 까닭은 일개 특정 시의 육성이나 발전이 아니라 국토의 균형 발전이라는 커다란 밑그림을 그린 데서 비롯됐음을 상기했으면 하는 것이다.

충청인의 일인으로, 기개세의 힘을 가진 여당 인사, 탁월한 능력을 갖춘 충남도백, 패기 넘치는 세종시의 리더에게 감히 대전 충청지역 전체 주민을 생각하고 세종시의 밝은 미래와 나라의 고른 성장을 위해 기존의 발상을 시대 변화에 발맞춰 대전환하길 극력 권하며 또한 그리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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