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살아 숨 쉬는 박물관
자연과 함께 살아 숨 쉬는 박물관
  • 김규현 충북도산림환경연구소 학예연구사
  • 승인 2018.10.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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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규현 충북도산림환경연구소 학예연구사
김규현 충북도산림환경연구소 학예연구사

 

박물관하면 일반인들이 느끼는 첫 생각은 옛 물건들이 가득한 엄숙한 곳, 학창시절 수학여행이나 숙제를 위해 한두 번 방문했던 곳 정도로의 인식이 대부분 일 것이다. 비단 실례로 모 박물관장이 동창회에 나가 동창들에게 “너희들은 친구가 박물관장인데 왜 박물관에 한 번도 찾아오지 않느냐?”고 물으니 한 동창이 말하기를 “우리 집 애들은 다 컸는데” 라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고 한다.

박물관 관계자들 사이에서 `박동수'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박물관, 동물원, 수목원의 줄임말이다. 이 3가지 시설의 전 세계 역사를 따져보면 고대부터 있어 왔지만 근대적인 개념의 박물관, 동물원, 수목원은 등장은 대부분의 학자들이 19세기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1909년 창경궁 안에 제실박물관과 식물원, 동물원을 세운 것이 시초이다. 이는 당시 대한제국 황실에서 자발적으로 세웠다기보다는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의 왕실 존엄을 무너트리고 궁궐을 문화시설로 전락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었다. 서구의 제국주의 역사에 있어서도 그들의 침략을 미화하거나 미개한 식민지를 계몽하는데 일조했다는데 자유로울 수 없는 시설물들 이였던 것이다.

지금이야 문화시설의 대명사이지만 그 의도가 처음에는 순수하지 못했던 것은 틀림이 없다. 특히나 박물관은 무너진 옛 왕조의 유물과 그 정신을 전시해 놓은 것이었기에 국민들이 받아들여지는 감정은 그리 쉬운 장소는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은 사정이야 어찌됐건 본래의 장소에서 모두 이동이 된 것 들이다. 옛 선조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기에 박물관에 들어선다는 것은 주인이 없는 거대한 고분에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생각 때문에 최근엔 역발상으로 `박물관은 살아있다'라는 영화가 개봉하여 흥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마치 박물관은 죽어 있는 공간이 아닌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니 한번 와보라는 다분히 교육적인 의도가 깔려 있는 듯 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박물관은 정녕 없는 것일까?

각 광역도 별 도(道)단위 공립수목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안에 산림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공립수목원의 목적인 산림유전자원 보존과 증식이라면 산림박물관은 그와 관련된 역사적 자료들을 수집하여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목적을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자연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박물관 인 것이다.

우리 충청북도에도 충북산림환경연구소에서 운영하는 미동산수목원 내에 산림과학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2006년 9월에 개원하여 총 6개의 전시실과 1개의 체험관으로 꾸며져 있으며, 숲의 생태, 미동산의 사계, 숲의 역사와 미래 등 산림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과 자료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개관이후 38회의 다양한 특별 전시를 기획하여 총 6만여명이 관람하였으며 매년 14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꾸준히 찾고 있다.

올해는 충북무형문화재 제22호 낙화장 김영조 장인으로부터 15점의 유물 기증 외에 산림 유물 60여점을 구입 하는 등 산림자료 수집에도 꾸준히 노력하여 현재 총 2700여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박물관은 그 만의 특징이 있고 역할이 있다. 그 중 산림박물관은 대부분 수목원내에 위치하여 자연을 즐기고 쉬러오는 방문객들에게 생생한 정보 전달 등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번 가을 미동산수목원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산림과학박물관으로 방문해 보시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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