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오제세·변재일 국회의원
비겁한 오제세·변재일 국회의원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10.10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당했고, 청주의 국회의원들은 비겁했다.

이해찬 대표는 자기 집도 아닌데서 큰소리를 쳤고, 청주의 국회의원들은 남의 집에 온 것처럼 공손했다.

여기서 말하는 청주의 국회의원들은 지난 8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충북도의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했던 4선의 변재일 의원, 오제세 의원이다.

도민들은 이날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KTX세종역 설치 시도에 대한 충북의 국회의원, 도지사, 지방의원들의 분명하고도 확실한 반대의견 개진을 기다렸다.

그래서 최소한 이 대표로부터`다시는 그런 얘기를 꺼내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해야 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KTX세종역 신설에 대해) 충북만 반대를 한다”면서 “예비타당성이 나와야 사업을 하지 안 나오는데 어떻게 사업을 하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말을`당장 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면서 억지춘향격으로 자위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인데, 이런 말이 나온 것 자체가 충북도민들에게는 봉변이나 마찬가지다.

`왜 충북만 반대하는 거냐, 때가 되면 추진할거야'라는 그의 당당함에는 비굴하게 눈비비고, 딴청 피운 청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종의 국회의원이 의기양양하게 떠들도록 충북도청에 멍석을 깔았다고 해도 심하지 않다.

이시종 지사가 뒤늦게나마 이 문제를 꺼냈고, 연철흠 도의원이 나설 때도 4선의 국회의원 2명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KTX세종역은 예비타당성 점수도 좋지 않고, 충청권 4개 자치단체 중 한곳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안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다. KTX세종역 대신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면 대전, 충남·북, 세종이 상생할 수 있다.

명분과 실리면에서 충북이 의기소침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변재일, 오제세 의원은 침묵했다. 그 침묵은 도민들에게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이러니 그들이 과연 충북과 청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안들 수 없다.

후배에게 양보해달라면서 도지사직에 정면승부를 걸었던 그 결기는 다 어디로 갔으며, 청주시민과 충북도민의 삶의 질이 달린 문제에 대해서는 어찌 이렇게 차디찰 수 있는가.

이들이 4선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한 정치인이 “청주 사람들이 참 착하군요”라고 한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변재일 의원과 오제세 의원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시원찮은 국정감사 보도자료나 1년에 몇 번인지도 모를 개정안 발의했다는 보도자료 뒤에 숨지 말고, 당 대표와 한판 승부를 벌이길 바란다.

그래서 지역 국회의원이 왜 필요한지, 대의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하라고 청주의 주민들이 16년씩이나 일을 맡기지 않았는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의 말년에도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악의 편이다. 용기는 모든 덕중 최고의 덕이다”라고 목놓아 외쳤다.

행동하기 어려우면, 이제 그만 금뱃지를 내놓아야 한다. 너무 오래달고 있는 것 아닌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