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마다 이야기 … 활용가치 무궁무진”
“자료마다 이야기 … 활용가치 무궁무진”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8.10.0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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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우리한글박물관 가다
김상석 관장 5000여점 소장 … 매년 한글날 특별전
궁중대형백자사발 등 첫 공개 … 애장품 100가지도
“한글 세계적 콘텐츠 … 관광상품화 아닌 개발 절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이 올해 특별전에 처음 선보일 조선시대 궁중대형백자사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이 올해 특별전에 처음 선보일 조선시대 궁중대형백자사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글자료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충주에 있는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58)은 박물관에 전시된 한글관련 자료에 대해 이렇게 자부했다.

김 관장은 36년간 한글생활사 자료 5000여점을 수집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 2009년 충주 고미술 거리인 중앙탑면 가흥보건소 옆 건물에 박물관을 차려 엄선한 자료 200여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매년 한글날이 돌아오면 주제를 정해 특별전시회도 여는데, 올해 주제는 `오래된 미래, 한글'로 정했다.

한글창제 575돌을 맞아 열리는 이번 특별전시회에서는 김 관장의 애장품 100가지를 만나볼 수 있다. 한글로 작성된 조선시대 각종 책자는 물론, 한글이 새겨진 장기 말부터 각종 도자기, 일제시대 교과서, 궁례습 놀이판까지 구성부터 다채롭다. 특히 최근 김 관장이 수천만원의 사재를 털어 마련한 궁중대형백자사발 및 접시도 처음 공개된다.

이와 관련 김 관장은 이번 특별전이 `오래된 한글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한글은 `어디에 갖다놔도 잘 어울리는 세계적 콘텐츠'인데, 아직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한글날만 한글을 찾지 말고 평상시 한글 콘텐츠를 개발해 관광상품화하는 게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의 본분이라는 쓴소리도 덧붙였다.

아울러 김 관장은 한글 콘텐츠 개발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데 아직 실제 움직임이 없다고 꼬집었다. 개인과 소수 문화인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타 도시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관장은 해당 지자체로부터 한글박물관 이전을 요구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건물도 지어주고 한글 콘텐츠 개발비도 지원해 준다는 제안에 흔들리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금 같으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김 관장의 걱정이다.

충주 우리한글박물관은 개장 후 유명세를 타면서 충주시에서도 지원을 검토한 바 있다. 지원이라야 폐교 등에 전시장을 조성하는 정도였는데, 2차례 모두 계획만 세우고 무산됐다. 이와 관련 김 관장은 이달 초 서울서 관람객 150명이 찾아온다고 했는데 장소가 협소해 이뤄지지 않았던 일화도 함께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관장은 현재 마음이 맞는 문화인들끼리 문화관광체험밸트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한글, 문학, 공예 등의 콘텐츠를 연계해 새로운 문화상품을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시에서 안 하니까 민간인이 나서는 거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 관장은 문화재인들에게 충족히 지원해주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사유물에 대한 공적 지원이 부당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문화재와 문화예술 등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공공재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봤다.

김 관장은 한글날인 9일 자신의 박물관에서 조그만 개막식도 마련한다. 이 자리에서는 시집살이의 설움을 녹여 낸 충주아리랑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지난해 한글박물관은 `아리랑 특별전'을 열어 전국적 관심을 이끌어낸 바 있다. 내년에는 남북화합을 주제로 `한글 첫걸음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아직'충주에 위치한 우리한글박물관은 2011년 문체부가 책으로 소개한 전국한글고문서 50여점 중 10점을 소장하고 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한글박물관보다 5년 먼저 개장했고 자료도 더 많다.

/충주 윤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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