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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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 승인 2018.10.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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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가? 내가 사는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10월 3일은 개천절이다. 초등학교 시절엔 개천절 기념식을 하여 개천절 노래도 외웠었다.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

개천절은 `하늘이 열린 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개천은 환웅이 환인천제께 천부(天符)와 인(印)과 함께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의 국가통치이념을 전수받고, 문명개척단 3천명을 이끌고 백두산에 신시(神市)를 세우고 나라 이름을 배달(倍達)이라고 정한 사건을 가리킨다. 이 사건을 기념하되, 단군이 나라를 세웠다고 전해지는 기원전 2333년 10월 3일을 정해 개천절이라고 명명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음력 10월을 상달이라고 부르며 1년 농사를 마감하고 수확한 곡식으로 감사하는 제천의식을 거행해 왔다.(이는 고구려의 동맹·부여의 영고·예맥의 무천 등으로 확인되는 역사적 사실이다.)

제천의식은 국가 단위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도 어머니들은 이른 새벽 장독 위에 정화수를 떠 놓고 가족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며 하늘과 북두칠성을 향해 소망을 빌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어져 내려오는 제사나 차례도 같은 차원이다. 기도라는 것은 강력한 염원이며 천지의 기운을 집중시키는 일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데 간절히 염원하는 일에 천지 기운인들 어찌 감응하지 아니하겠는가.

그러나 하늘을 우러르며 모두 평화롭게 잘 살기를 소망하는 제천 의식은 일제 문화 말살 정책의 영향으로 미신으로 치부되었다. 그 결과 서양 종교를 받아들인 많은 사람은 제사를 우상숭배라는 명목하에 거부하고 있다. 태양을 우리말로는 `해'라고 부르고 영어로는 `SUN'으로 부른다. 태양을 `해'라고 부를 때와 `SUN'으로 부를 때 달라질까?

고조선 시대의 영토는 (청동기 유물과 고인돌의 분포를 보더라도) 만주 랴오닝 일대까지 퍼져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는 많은 부분을 빼앗기고, 그나마도 남북으로 분단되어 대한민국은 38선 이남만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간도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국경 안에서 이루어진 모든 역사는 중국의 역사이므로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 또한 중국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을 행하고 있다. 간도 지역은 고구려와 발해의 옛 땅인데, 1905년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은 대한제국 정부에 `을사늑약'을 강제 체결 후 주권을 빼앗고, 1909년 9월 4일 남만주의 철도부설권 등을 얻는 대가로 간도 지역을 청국 측에 넘겨주었다. 그것이 다름 아닌 간도협약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연해주는 러시아에, 대마도는 일본에 빼앗긴 땅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일본은 독도를 차지하려고 교과서 왜곡을 일삼고 있으며, 최근 아시아를 침략할 때 사용했던 욱일기를 고집해 결국 제주 국제관함식에 불참하기로 하였다.

내 것만을 고집하는 국수주의는 답답하다. 그러나 내 것이 무엇인지는 알면서, 나와 남을 아울러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홍익인간, 재세이화의 정신일 것이다. 최근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에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싸우다 스러져간 의병들이 떠오른다.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으나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빼앗길지언정 내어주진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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