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나무는
될성부른 나무는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18.10.04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대헌의 小品文
강대헌 에세이스트
강대헌 에세이스트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잖아요.

“10대들이 들을 음악이 없어요.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제 나이 들어가는 얘기도 하고 싶어요. 나이 먹으면서 할 수 있는 고민들…돈, 사랑, 취업 등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어서 그런 진정성은 다 소통되는 것 같아요.” 2014년 7월 베를린 콘서트를 마치고, 이제 막 20대에 접어들었던 BTS(방탄소년단)의 멤버 슈가(민윤기)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그때 BTS 멤버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적잖이 놀라기도 했지만 머지않아 그들이 한류 문화(Korean Wave)의 선두 주자로 나설 것이란 예감을 가졌거든요.

지난달 초순엔 그들의 `IDOL(아이돌)'이란 노래를 들으면서 그동안 노는 판이 많이 커졌다는 감탄도 했고요.

이건 또 무슨 일인가요?

“그러니 우리 모두 한발 더 나아가봅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여러분들께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해보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을 신나게 하고 심장을 뛰게 만듭니까?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떻든, 성 정체성이 어떻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여러분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으세요.(So let's take all one more step. We have learned to love ourselves, so now I urge you to `speak yourself'. I'd like to ask all of you, what is your name? What excites you and makes your heart beat? Tell me your story. I want to hear your voice and I want to hear your conviction. No matter who you are, where you're from, your skin color, your gender identity, just speak yourself. Find your name and find your voice by speaking yourself.)”

BTS의 리더인 RM(김남준)이 9월 24일(현지 시간)에 미국 뉴욕 유엔본부 청년 어젠다 발표 행사에서 했던 6분 17초 동안의 영어 연설 가운데 4분 50초에서 5분 37초 사이에 들어갔던 일부 내용만 가져온 겁니다.

고갱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을 옮긴 것이지만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을 신나게 하고 심장을 뛰게 만듭니까?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대목은 몇 번을 곱씹어도 좋기만 하군요.

BTS에 대한 자랑스러운 마음과 더불어 `스스로를 사랑하자(LOVE YOURSELF)'라는 주제의 연설 전문을 그대로 다시 복기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지면 관계상 그럴 수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진정한 사랑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유니세프와 함께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BTS의 `방탄(防彈)'이 “10대와 20대들이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받는 것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처음의 그 청청한 뜻으로 더욱 뜨겁게 담금질되길 바랍니다.

/에세이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