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 통해 민족의 힘 보이자"

입촌식 내내 환한 미소…인공기 게양 때는 눈물도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이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선수촌에 입촌했다. 인공기 게양 때는 국가를 따라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현 단장이 이끄는 북한 선수단 23명은 모두 4일 오전 10시30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케마요란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열린 공식 입촌식에 참석했다. 중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오만, 아프가니스탄, 부탄과 함께 입촌식을 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선수 7명을 내보낸다. 탁구의 박금진(23)·김영록(24), 수영의 심승혁(22)·정국성(21)·김영현(15·여), 육상의 고정의(27)·신혁(30) 등이다.



북한 선수단은 입촌식이 시작되는 오전 8시15분께 행사장에 나타났다. 빨간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전혜자 대한장애인체육회 사무총장, 전민식 한국선수단장, 정진완 이천훈련원장 등 남측 관계자들도 입촌식에 참석해 정 단장을 비롯한 북측 선수단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프가니스탄, 부탄, 캄보디아, 중국에 이어 5번째로 입장한 북한 선수단은 무더운 날씨에도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입촌식을 즐겼다.



몇몇 선수들은 삼성 스마트폰으로 행사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입촌식에 참가한 7개국 중 다섯번 째로 인공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울려퍼지자 선수단 일부가 국가를 따라부르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북측 선수단은 선수촌장과 각국 단장 간의 선물 교환식에서 '개성고려 인삼차'를 선물로 전달했다.



입촌식을 마친 북한 선수단은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퇴장했다. 작은 인공기를 흔들며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든 선수도 있다.



정 단장은 이번 대회에서 장애인 체육 사상 처음으로 개회식 공동 입장, 단일팀이 이뤄지는만큼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한국 취재진의 인사를 반갑게 받은 정 단장은 시원시원한 말투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선수촌 환경이 아주 좋지는 않다고 들었다'고 하자 "준비가 잘 안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돌아가거나 하면 안 되지. 공동 입장, 단일팀을 하는데 극복해야지 뭐"라고 농담을 하며 웃었다.



정 단장은 "장애인 체육에서는 처음으로 단일팀을 하고, 개회식 공동 입장도 해 의미가 남다르다. 평양공동선언이 잘 이행되도록 우리 장애인 선수들도 한 몫을 하는 것"이라며 "경기에서 승리를 해야된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승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평양공동선언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유치를 추진하기로 하지 않았나. 앞으로도 단일팀 종목을 늘려가면 잘 될 것이다"며 "앞으로 교류도 더 많이 이뤄질 것이다. 장애인 스포츠에서 처음인 이번 대회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오를 묻자 "첫 단일팀을 구성했는데 어느 한 종목이라도 잘 해서 금메달을 따 봅시다. 한반도기를 들고 나가서 힘을 과시해봅시다"고 큰소리로 답했다.



수영 단일팀 멤버로 나서는 심승혁은 "단일팀은 민족의 힘을 떨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며 "남측 선수들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만나면 반가울 것 같습네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각오를 묻자 "말은 앞서지 않는다. 성적은 경기장에서 봐야한다"고 답했다. '경기장에서 다시 뵙겠다'는 말에는 "힘차게 응원해주십시오"라고 부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