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전 경찰청장 구속 갈림길…"의도와 다른 일부 댓글 반성'
조현오 전 경찰청장 구속 갈림길…"의도와 다른 일부 댓글 반성'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10.04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의도와 다른 댓글 달려…사실은 바뀌지 않아"
"경찰 허위 비난 대응 지시한 것" 기존 입장 재확인

"당시 민주당에 고마운 마음이었는데 무슨 공작?"



이명박(MB) 정권 시기 온라인 댓글 등을 통한 여론 조작 활동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오(63) 전 경찰청장이 4일 구속심사에 출석했다.



조 전 청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오후 1시47분께까지 약 3시간 17분 진행됐다.



조 전 청장은 심사 이후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있는 사실이 바뀌겠는가"라면서도 "일부 댓글이 제가 본래 의도한 것과는 달리 쓰여진 부분에 대해서는 큰 실례를 했고 깊이 반성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제가 지시한 것은 말씀드렸던 것처럼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경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던 것이었다. 그 사실 자체가 바뀔 수는 없다"며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했다.



전혀 불법적 지시가 없었다는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전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 정치적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극도로 경계했다"고 해명했다.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당시 야당에 대해 고마운 감정이 있었기에 정치 공작 의도는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전 청장은 "수사권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그래서 경찰 내부도, 저 개인적으로도 오히려 야당에 대해서 굉장히 고마운 마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 조직 내에 민주당에 대한 고마운 정서가 지배적이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 공작 댓글 조장을 하나. 그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조 전 청장은 이날 오전 9시49분께 심사에 출석하면서는 잠시 법원 입구에 섰다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검은색 정장에 보라색 넥타이를 맨 차림새로 굳은 표정이었다.



조 전 청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결정된다. 앞서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조 전 청장에 대해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 전 청장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찰 1500여명을 동원해 천안함, 구제역, 희망버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정치·사회적 문제 등에 대한 댓글이나 게시물 3만3000건 상당을 작성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청장은 댓글 작성 지시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목적이 있던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조사를 진행하면서 실제 작성된 댓글 1만2800여건을 확인했다. 또 가·차명 계정이나 해외 인터넷주소(IP), 사설 인터넷망 등을 사용해 마치 일반 시민인 것처럼 정부·경찰에 우호적 방향으로 글을 작성하도록 한 점이 문제라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8월 말 온라인 댓글을 통해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현직 경찰 간부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던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