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니
이 또한 지나가리니
  • 박윤희 한국교통대 한국어강사
  • 승인 2018.10.0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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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윤희 한국교통대 한국어강사
박윤희 한국교통대 한국어강사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살아갈 날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안고 산다. 그로 인해 자신에게 맞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도 좌우명을 갖고 나의 미래와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았다. 아마 중학교 2학년 때인 것 같다. 학교 선생님께서 가훈과 좌우명 알아오기 숙제를 내주셨다. 가훈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좌우명은 누가 대신 정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인생의 길잡이가 될 목표이기에 고민하던 끝에 `최선을 다하자(Do one best!)'로 정했다. 그리고 나는 내 좌우명을 가슴에 새겼다.

나는 내 좌우명에 따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벌써 지천명에 와 있다. 그저 학교 숙제를 위해 정했던 좌우명이 나의 삶의 목표가 되었다. 그동안 순간순간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삶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부터 나의 좌우명이 참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음과 열정이 있었던 지난 시절에는 몰랐는데 불혹이 지난 후부터 열정도 줄어들고 사는 것이 힘에 부치고 버겁기 시작했다.

`솔로몬과 다윗의 반지'이야기에서 반지에 새겼던 `이 또한 지나가리니'의 말이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다윗 왕은 세공사를 불러 반지를 만들어 자신에게 도움이 될 문구를 새기라고 말했다.

“내가 슬프고 괴롭고 고통스러울 때 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주고 내가 기쁘고 즐거워서 그로 인해 실수하지 않을 수 있도록 상기시켜주는 말을 그 반지 안쪽에 새겨주시오.”

반지를 다 만들어놓은 세공사는 적합한 글귀가 생각이 나지 않아 고민하다가 지혜롭다고 소문난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솔로몬 왕자가 잠시 생각하다 써 준 글귀가 `이 또한 지나가리니'였다. 솔로몬 왕자는 다윗 왕께서 승리에 도취한 순간에도 이 글을 보게 되면 자만심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고, 절망 중에도 이 글을 보게 되면 큰 용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말로 유명하다.

생활에 찌들어 아름다움 그 자체를 망각의 뇌 속에서 지우려 하지는 않았는지 되짚어본다. 인생을 살다 보면 힘든 시간도 지나가고, 즐거운 시간도 지나간다. 그러나 힘든 시간은 천천히 지나가는 것처럼 더 길게 느껴진다. 칠흑 같은 어둠이 점점 더 짙어질수록 새벽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는다. 아무런 문제나 힘든 일 없이 살아간다면 좋을 텐데. 때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난관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힘을 얻고 위로가 될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

슬픔이 그대 삶을 밀고 들어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그대 가슴에 대고 말하라/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랜터 윌슨 스미스의 시 중에서-

가끔은 `힘들다'. `못 살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습관처럼 할 때가 많다. 갈림길에서 방황하고 있거나 절망에 빠져 힘든 삶을 사는 자에게도, 최고의 자리에 앉아 기쁨과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자에게도 이 말을 해 주고 싶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

이젠 나의 지친 삶을 뒤로하고 앞으로의 인생길은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로움을 찾아 말 많고 탈 많은 이 세상에서 마음만이라도 쉬엄쉬엄 살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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