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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3.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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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者天下之大本'의 비웃음
농협하면 자연스럽게 농민이 떠오른다. 농민하면 순박함이 먼저 떠오른다.

농협과 농민하면 도덕성이 따오른다. 순박한 사람들은 도덕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협이 운영하는 판매장에서는 수입제품을 팔지 않는다. 할인매장 등 마트의 속성상 수익성을 우선으로 하는데도 그렇다.

그런 농협에서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다른지역 특산품을 자신들의 지역 특산품인양 소비자들을 속여왔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

세상이 신자유주의에 매몰돼 인간성과 도덕성보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태라지만 그래도 순박한 농민들의 마지막 보루인 농협이 그러면 안된다.

보은농협이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경북 경산에서 10여톤의 대추를 싸게 구입한 뒤 이 가운데 상당량을 지역특산품인 '보은대추'라고 속여 전국 농협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다 경찰에 적발됐고, 이를 감사해야 할 농협중앙회 충북지역본부는 경찰 수사에 앞서 "외지 대추를 구입하긴 했지만 전량 반품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고 대충 넘어가려 했단다.

이는 사법처리 문제가 아니다. 큰 문제는 농협마저 혼탁한 상혼에 젖어 도덕성을 잃는다면 우리나라 농업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사실이다.

"농사짓는 일을 하는 것이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農者天下之大本'이 크게 비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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