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슬픈 말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슬픈 말
  • 김규림 청주시 상당구 민원지적과
  • 승인 2018.09.1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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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규림 청주시 상당구 민원지적과
김규림 청주시 상당구 민원지적과

 

최근 음란물과 관련한 어느 공무원의 비상식적 행동에 많은 시민이 격분했다.

기사를 보며 너무 화가 났지만 문득 어르신이 어쩌다 이런 일에 휘말린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먼저 기사의 제목 중 음료 이름이 들어간 이유가 궁금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특정 음료수를 팔면서 성매매를 위해 접근하는 여성들이 있었는데 이를 통칭해서 부르는 것이라 했다. 이런 여성들이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되었고 문제는 그녀들이 가난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가 언급하고자 하는 문제 역시 `노인빈곤'이다. 외국 언론에서도 대한민국의 노인빈곤에 관해 보도한 사례가 많았던 만큼 이 문제는 굉장히 심각하다. 노인들이 폐지를 줍거나 성매매를 하거나 이들에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다. 먹고살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우리가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열심히 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2014년도 기준으로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7.5%였고 전체 연령대의 13.3%에 비해 3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다시 말해 노인 전체 인구 중 절반은 가난하다는 뜻이다. 이제 가난을 넘어 노인들은 파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2016년도 1~2월에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은 1800여명 이었고 이 중 25%가 60대 이상의 노인이었다.

엄마가 자주하는 말씀 중 하나가 “노후준비 잘해놔야 나중에 자식들도 쳐다본다더라.”다. 그렇다. 현재 노인들 즉, 베이비붐세대들은 노후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나'가 아닌 `가족'을 중심으로 살며 헌신했다. 많은 자녀들이 십시일반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시대가 바뀌고 가치관이 달라지고 경제가 어려워지며 자식들은 부모를 모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행여 내가 가진 가난이 자식한테 갈까, 자신의 가난 때문에 자식들이 본인을 등한시할까 싶어 노인들은 말할 수 없는 가난의 늪으로 빠졌다.

그렇다면 노인빈곤을 해결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노인들의 경력과 관록을 녹일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자리 제공으로 노인들의 생계를 도와 그들이 먹고살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또 정년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연금문제 역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젊은 세대의 경우, 노후준비를 미리 시작하는 것도 작은 방법이다. 사실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가 얽혀 있어 언급한 해결방안을 시행하기에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어렵다고 피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정책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먹고살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 얼마나 슬픈가.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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