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 졸업장 … 능력중심사회 머나먼 길
기술보다 졸업장 … 능력중심사회 머나먼 길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8.09.13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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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높을수록 임금 높아 … 대학원졸-중졸 3배 격차
결혼 이행률도 대졸 이상 25.3%-고졸 이하 11.6%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가방끈이 짧으면 사회에서 대접도 못 받고 결혼도 못하는 세상이네요. 칠포세대가 남의 얘기인 줄 알았는데….”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소기업에 취업한 김모씨. 일찍 취업해 돈을 벌고 싶었던 그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열심히 일해도 그를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고졸자였다. 대학 졸업장을 가진 신입사원이 경력 많은 자신보다 높은 직책에 있는 것을 보니 대학에 진학해야 해야 할지 결혼은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김모씨는 “정부가 고졸 출신을 우대한다고 말만 하지 현실은 학벌이 높아야 사람대접 받는다”며 “기술만 있으면 먹고사는 데 지장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사회에서는 기술보다 졸업장이 우대받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능력 중심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은 학력이 높을수록 임금이 많고 결혼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 지상주의의 고용문화가 변하지 않는 한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에 따른 과도한 경쟁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대책이 요구된다.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18'의 주요 지표 가운데 교육단계별 상대적 임금(2016년)을 보면 고졸 졸업자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중학교 졸업자는 72, 전문대학 졸업자는 116, 4년제 대졸자는 149, 대학원(석박사) 졸업자는 198로 각각 나타났다.

대학원 졸업자는 고졸자보다 2배, 대졸자보다 1.5배의 임금을 더 받는다. 대학원 졸업자와 중졸자를 비교하면 임금격차는 더 벌어져 3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은 결혼 여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이슈브리프 연구자료 `청년층 학력·일자리·심리적 요인이 결혼 이행에 미치는 영향분석'(주휘정·김민석)을 보면 월 근로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남자는 200만원 미만인 경우보다 결혼 이행 가능성이 3.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 25~39세의 미혼자 중 3년간 결혼 이행 여부 추적이 가능한 응답자 781명을 대상으로 벌인 이번 조사에서 학력별 결혼 이행 비율을 보면 대졸 이상은 25.3%인 반면 전문대졸은 17.1%, 고졸 이하는 11.6%로 조사됐다. 고졸이하의 결혼 이행비율은 대졸자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근로소득별로 보면 400만원 이상인 경우 결혼한 비율은 42.5%인 반면 200만~400만원 미만은 27.8%, 200만원 미만은 16.4%에 불과했다. 종사상 지위도 결혼에 영향을 미쳐 정규직의 결혼이행률은 27.4%인 반면 비정규직은 11.3%p 낮은 16.1%에 불과했다.

2017년 우리나라 청년층(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0%로 OECD 평균(44%)보다 26%p 높았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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