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 좋은데 메르스 악재까지…짙어지는 경제 먹구름
경제 안 좋은데 메르스 악재까지…짙어지는 경제 먹구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9.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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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확산되면 소비심리, 관광산업 악영향 불가피
내수 충격으로 고용란 더욱 심화될 수도



3년여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확자가 발생, 우리 경제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용 부진, 투자 감소, 소비심리 하락 등으로 내수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메르스 충격까지 가세해 소비 부진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확진 사례가 늘어나면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할 수도 있어 소비와 고용 부진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 기준 국내 메르스 확진자는 1명, 직접 접촉자는 21명이다.



쿠웨이트를 방문한 61세 남성이 지난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정부는 대책본부를 가동, 대응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메르스 사태를 둘러싼 우려가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지난 7월까지 전월 대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로 몸살을 앓았던 1998년 8월 이후 무려 20년 1개월 만에 가장 좋지 않은 성적표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10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2월부터 10만명대 또는 그 이하를 기록하고 있어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6월(0.6%)과 7월(0.5%) 두 달 연속 늘었으나 증가폭이 크지 않다. 무엇보다 선행지표 격인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6월부터 석 달째 하락했고 지난달에는 99.2로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장기 평균)인 100을 밑돌았다. 지난달 기업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4로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감안하면 내수를 중심으로 충격이 심화될 수 있다.



확진사례가 늘어나면 관광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2015년 연간 방한 관광객은 전년 대비 97만명 감소했다. 방한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옅어지며 외국이 관광객이 겨우 회복 추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 이 같은 분위기에 찬물이 뿌려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심리지수의 하락세가 더욱 강해지는 등 소비 위축이 우려된다. 실제 메르스 사태가 한국 경제를 덮친 지난 2015년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7% 감소했다. 당시 서비스업 생산도 1.7% 줄어들어 내수 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가뜩이나 움츠러든 고용시장에도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여가 관련 업종과 음식숙박업 일자리가 줄어들 공산이 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메르스는 그 자체로도 좋지 않지만 전염성이 있는 질병이라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경기가 나쁘고 비용 충격으로 내수 전반에 악재가 많은 상황인데 추가적으로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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