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의 직종 편견 깨고 후배들도 도전하길”
“금남의 직종 편견 깨고 후배들도 도전하길”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8.09.0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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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철·강만기씨 충북도교육청 조리직 공무원 나란히 합격
곽동철씨 조리원 `남자 1호'·강만기씨 `최연소 합격자' 눈길
진천 덕산중·청주 사직초 근무… “보람차고 주말있는 삶 만족”

 

남자가 하는 일, 여자가 하는 일이라고 나눠 놓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선입견에는 미묘한 경계선이 있다. 가사도우미, 유치원 교사, 학교 급식 조리사(원) 등에는 99%가 여성으로 금남의 구역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런 사회의 편견에 맞서 금남의 벽에 도전해 충북도교육청 조리직 공무원(9급·조리사)이 된 곽동철(26·진천 덕산중·왼쪽)·강만기씨(22·청주 사직초)의 성공담은 그래서 눈길을 끈다.

충청대학교 식품영양외식학부 호텔외식조리전공 선후배인 곽동철씨(11학번, 2015년 졸)와 강민기씨(15학번, 2019년 2월 졸업 예정)는 올해 충북도교육청이 시행한 2018 지방공무원 조리직 공개채용시험에 도전해 11.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나란히 합격했다. 9월 1일자로 곽씨는 진천덕산중으로, 강민기씨는 청주 사직초로 출근해 학생들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곽동철씨는 공무원 시험 응시 전인 2016년 충북교육청 교육공무직 조리원 남자 1호였고, 강민기씨는 올해 선발된 조리 직렬 신규직원 48명 중 1997년생으로 최연소 합격자다.

충북도교육청 기관과 직속기관, 일선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육공무직 남자 조리원은 1622명 중 0.37%인 6명에 불과하다. 또한 조리직 공무원 199명 가운데 남자는 7%인 14명이다.

교육공무직 조리원 남자 1호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곽동철씨는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다 지인의 추천으로 조리원이 됐다. 도내 한 초등학교에서 2년5개월 근무한 그는 올해 조리직 공무원으로 합격해 조리사가 됐다.

곽 씨는 “겉으로 보기에 급식소 일이 안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요리를 좋아하고 내가 만든 음식을 학생들이 맛있다고 칭찬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조리원 남자 1호였던 만큼 앞으로도 조리사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조리직 공무원 합격자 중 최연소인 강민기씨는 현재 여자 조리원 4명과 근무하고 있다.

조리사로서 강씨가 가장 만족스러워 하는 점은 주말이 있고 저녁 시간이 있는 삶이다.

강씨는 “조리사로서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을 꿈꿀 수가 없는데 공무원이 되니 둘 다 누릴 수 있어 행복하다”며 “조리사는 외로운 직업이지만 요리하면서 자기개발도 할 수 있어 금남의 직종이라는 편견을 깨고 후배들도 도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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