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순대 사건
만두·순대 사건
  • 박재명 충북도 동물방역과장
  • 승인 2018.09.0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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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재명 충북도 동물방역과장
박재명 충북도 동물방역과장

 

국민 간식인 만두와 순대가 최근 이슈가 되었다. 중국을 여행한 사람이 입국하면서 휴대했던 그 만두와 순대였다.

8월 들어 중국에서는 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 열병이라고 하는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8월 3일에는 요녕성 심양시에서, 8월 16일은 하남성 정주시에서 8월 19일은 강소성 운강시에서 발생하였고, 급기야 지금까지 8차례나 발생하였다. 중국 기준으로 동부지역에 집중 발생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가까운 지방들이다. 질병이 발견된 장소도 농장이 아닌 도축장에서 발견되는 사례를 보면, 지금까지 발표된 것보다 상당 부분 확산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질병은 병명처럼 고열로 인하여 피부의 충혈과 푸른 반점 등의 증상을 나타내다 결국 죽는다. 급성으로 발병할 경우 100%의 치사율을 나타낼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다. 전염력이 빠름에도 예방약이 없고, 근본적인 치료도 불가능하여 구제역처럼 살처분이 불가피한 못된 전염병이다. 이미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로 큰 피해를 보았는데, 이 전염병까지 들어온다면 방역에 따른 혼란은 물론이고, 양돈산업의 안정적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차제에 중국을 다녀온 여행객이 휴대한 만두와 순대에서 아프리카돼지 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다행히 여행객은 기내에서 자진신고를 통해 검사하였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끝까지 숨기고 반입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하기도 두려운 상황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프리카 지방에서 발생하던 질병이다. 이 바이러스가 유럽으로 유입되어 대부분 국가가 홍역을 치렀으며, 최근에 발생하는 중국은 러시아를 통해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천 km를 건너가는 수단은 공항만을 통해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국내 반입되는 기내 음식물은 해당 국가로 모두 반송하고, 미신고 축산물의 검색을 위해 검역 탐지견까지 동원하여 수하물을 검색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휴대한 축산물은 모두 검색하는데 한계가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을 여행하는데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중국 동부지방에 여행한다면 양돈농가 방문은 금지해야 한다. 재래시장에서 판매하는 축산물을 구입하거나 접촉하는 것도 금기사항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축산물(농산물)을 구입해서 국내로 반입하는 것은 더더욱 하지 말아야 한다. 혹시라도 휴대했다면, 귀국하는 비행기 또는 도착지 공항에서 자진 검역신고를 하여야 한다. 하나의 작은 실수가 국내에서는 돌이킬 수 없이 관계 산업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중국 관광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우리 지역 양돈농가에서도 농장을 방문하는 사람과 물품을 꼼꼼하게 챙겨야 할 것이다.

WTO, FTA 체제가 출범하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신종 전염병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 신종 전염병이 발생한 시기는 농산물 교역증대, 해외여행의 증가와 궤를 같이한다. 소나무 재선충, 과수 화상병, 신종플루, 메르스, 구제역 등이 모두 그러한 예이다. 그러므로 해외 여행할 때, 나 하나쯤 하는 생각으로 반입하는 것들이 엄청난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가을이 되면 해외 여행객이 다시 증가할 것이고, 특히 추석 연휴를 맞아 중국 등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검역된 식품의 불법 반입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국경검역이 아무리 치밀하고, 국내방역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국민이 모두 함께 주의하지 않고는 안전할 수 없는 것이 글로벌화된 지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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