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4개 시·도 공조 깨지나
충청권 4개 시·도 공조 깨지나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8.09.04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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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충남지사 “KTX 세종역 개인적으로 필요하다”
지역간 갈등 없고 오송역 본연 기능 지원 전제 조건
이춘희 세종시장 재추진 발언시점 겹쳐 … 충북 우려

행정협의체를 만들어 공통 사안에 한목소리를 내온 충청권 4개 시·도 공조에 금이 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KTX 세종역 신설 논란에 침묵하고 있던 충남도가 민선 7기 들어 세종시 입장을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4일 “KTX 세종역은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연 정례 기자회견에서 “KTX 충북 오송역이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전제 아래 세종역 신설의 필요성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부처 대부분이 세종시에 내려와 있고, 충청권 교통망으로 볼 때도 필요성이 있다”며 “다만 충청권 공조가 깨지거나 갈등을 빚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인 견해'라는 전제로 이 같은 발언을 했지만 충남지사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 무게감때문에 충북도 입장에서는 우려가 될수 밖에 없다. 특히 양 지사의 발언은 최근 이춘희 세종시장이 KTX 세종역 신설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시점이어서 새로운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이 시장은 지난달 29일 `민선 7기 공약과제 보고대회'에서 KTX세종역 신설과 관련, “경제성 측면에서 저평가 받은 KTX세종역 신설사업 예비타당성 재조사 준비를 내년까지 마치고 2020년까지 재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TX세종역 설치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가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오면 2022년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북과 세종시는 KTX 세종역 신설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충북은 세종역이 신설되면 이용객 급감에 따른 오송역 `쇠퇴'를 우려하고 있다.

KTX 공주역 이용객이 적어 고민인 공주시도 거리가 가까운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 역시 공주역을 고려해 그동안 `세종역' 신설에 힘을 보태지 않았다. 공주역 역세권 개발이 늦춰지면 논산, 부여, 청양 등 충남 남부지역 개발·활성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역이 생기면 많은 시민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KTX 세종역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며 세종역 신설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세종역 신설 선봉장 역할을 맡아 온 세종시가 지역구인 이해찬 의원이 여당의 당 대표가 되면서 충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세종역 신설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만큼 이를 정치적으로 밀어붙일 것이란 얘기다.

이렇듯 KTX 세종역을 두고 지자체 간 셈법이 엇갈리면서 충청권 공조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세종시가 세종역 신설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계속 논란이 될 가능성 크다”며 “충청권 합의와 공조만 강조할 게 아니라 도가 오송역 활성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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