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빗속 1인 시위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
김복동 할머니 빗속 1인 시위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9.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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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우비에 휠체어 탄 채 외교부청사 앞 1인 시위
"수술 받은 지 5일 밖에 안됐지만 속상해 나왔다"

"해산시킨다더니 못 하는 대통령을 어떻게 믿나"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2) 할머니가 화해치유재단 해산 촉구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했다.



김 할머니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하얀 우비를 입고 휠체어에 탄 채 빗속에서 꿋꿋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가 주도한 것으로 김 할머니는 거동이 쉽지 않을 만큼 병환 중임에도 직접 나섰다.



김 할머니는 20여분 동안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암으로) 수술 받은 지 5일 밖에 안됐는데 방에 드러누워 있어도 속이 상해 죽겠더라"라며 "아무 말이라도 한마디 해야겠다 싶어서 나왔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위로금 받으려 이때까지 싸웠나. 위로금 1000억원을 줘도 우리는 받을 수 없다"며 "정부는 (화해치유재단)을 해산 시켜 준다고 하면서도 해산시키지 않고 있다. 그것 하나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을 어떻게 믿겠나"고 토로했다.



화해·치유재단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으로 설립됐으나, 졸속 합의 논란과 함께 출연금 반환 및 재단 해산을 요구하는 지적이 나오면서 현재 실질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화해치유재단은 아무런 사업도 진행하지 않은 채로 사무실 운영비와 인건비로 일본정부의 위로금 10억엔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화해치유재단의 사무실 운영비와 인건비 지급이 중단돼야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바로잡거나 일본 정부에게 법적 책임 이행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할머니는 이날 1인 시위를 취재하러 온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에게 "일본 정부가 과거 식민지 시대 때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자기들이 했다, 미안하다, 용서해달라고 하면 우리도 용서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무조건 자기네들은 안 했다, 한국 사람이 했다, 우리는 모르다고 하면 안 된다고,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이 늙은 김복동이가 이야기한다고 신문에 좀 내 달라"고 호소했다.



정의기억연대 등은 지난달 6일부터 31일까지 약 한달간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위한 1차 국민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김 할머니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이번달에는 화해치유재단과 외교통상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며 2차 국민행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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