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일가족 4명 살해 사건 40대 가장 범행 일체 시인
옥천 일가족 4명 살해 사건 40대 가장 범행 일체 시인
  • 권혁두 기자
  • 승인 2018.08.27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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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 대전지역 병원서 체포 … 수면제 먹인 뒤 범행
수억원 빚 탓 … 피의자 조사서 “죽고 싶다” 눈물
국과수 부검 결과 `질식사' … 오늘 구속영장 신청

옥천에서 빚 문제로 신변을 비관해 아내, 자녀 등 일가족 4명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옥천경찰서는 27일 대전의 한 병원에서 살인 혐의로 체포한 A(42)씨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벌여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4일 밤~25일 오전 사이 자신의 부인(39)과 세 딸(10·9·8)에게 수면제 성분의 약을 먹여 잠들게 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수년 전 진 빚이 수억원이 되자 심적 부담을 느꼈다”며 “가족과 함께 죽으려고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성분과 구입 경로, 범행 시점, 방법, 채무액 등 구체적 범행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숨진 네 모녀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는 `4명 모두 경부 압박(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지난 25일 오후 1시 47분쯤 A씨 처제의 신고로 숨진 채 발견된 네 모녀는 경찰 도착 당시 이불을 덮은 채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으며, 입가에선 거품 흔적이 발견됐다.

양 손목과 복부 등에 자해를 한 채 숨진 일가족과 함께 발견된 A씨는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은 뒤 범행을 털어놓았다. 경찰은 27일 오전 10시 대전에 한 병원에 입원 중이던 A씨를 체포해 경찰서로 압송했다.

그는 이날 피의자 조사에서 “죽고 싶다”, “후회된다” 등의 말을 하며 흐느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는 범행 직후 병원 이송 당시 “가족들을 부탁한다. 사람들이 잘 안보이는 곳에 묻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옥천에서 10여년 간 체육관을 운영해온 A씨는 최근 체육관 폐업을 준비하며 지난 21일부터 체육관 문을 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체육관 회원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가 이를 알아챈 학부모와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A씨의 아파트에는 2억5000만원의 근저당도 설정된 상태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28일 오전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수면제 성분의 약통에 대한 분석 결과와 네 모녀의 약물 중독 여부 등은 2~3주 뒤 나올 예정이다.

/권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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