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쓰레기
  • 임도순 수필가
  • 승인 2018.08.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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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임도순 수필가
임도순 수필가

 

일상생활에 활용되고 역할이 끝난 물건은 대부분 버려진다. 못 쓰게 되거나 필요 없어지면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따라 잘 분류해야 한다.

쓸모없어져 버려지는 쓰레기양을 최소화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른 아침에 아파트의 쓰레기 모으는 곳을 바라본다. 다시 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아주 버려지는 물건이 훨씬 많다. 꼼꼼하게 분리하면 결과는 달라진다는 생각이다. 지정된 비닐봉지에 잘 넣어져서 치워지기를 기다리며 정리가 잘된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이리저리 흩어져 수거하는 품을 더 많이 들이게 한다. 바람의 영향으로 멀리 날아가 작업 반경을 넓게 만들고 가끔은 고양이들이 먹이를 찾아 봉투를 파손하여 더욱 어지럽게도 한다.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돈을 지불하라고 종량제 봉투가 나왔다. 1995년부터 지방자치단체별로 제작하여 판매한다. 배출되는 양에 따라 선택의 폭을 두었다.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구분이고 봉투에 담기면 다음 단계는 매몰되거나 소각된다. 버려지는 쓰레기 처리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여 부담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의식이다. 일반 비닐봉지에 담아 무단으로 처리되는 것이 종종 눈에 띄어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종량제 봉투가 나오고 이십여 년이 지났어도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종량제 봉투를 처음 판매할 때를 돌아본다. 구입비용을 아끼려고 하천이나 공터 등에서 태우는 일이 많았다. 환경의 중요성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앞세워 공기오염은 뒷전이었다. 새로운 정책이 주민의 의식에 스미게 하려고 집중적인 홍보가 있었지만 쉽게 물들지는 않았다. 밀고 당기는 쓰레기 처리 과정이 이십여 년이 흐른 지금은 거의 정착 되었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있어 아쉽다.

음식물 쓰레기를 모으는 통이 불안하다. 가끔 열어보면 종량제 봉투에 들어 있지 않고 일반 비닐에 쌓여 버려진 것이 더 많다. 여름철에 나오는 과일은 버리는 부분이 많아 쓰레기통을 쉽게 채운다. 가끔은 양이 많아 뚜껑은 열려 있고 그 사이로 냄새가 진동하는데 운송차량이 싣고가기 전까지는 대책이 없다. 종량제봉투에 담긴 것을 살펴보면 개선할 사항이 발견된다. 음식물이 담긴 비닐봉지가 대 여섯 뭉치씩 있다. 비닐은 오래도록 환경을 파괴하는 근원이 되는데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버려지는 물건은 다 못쓰지는 않는다. 재활용으로 생명을 불어넣어 원래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돌려놓거나 전혀 다른 방법으로 사용한다. 종이 종류나 쇠붙이는 수집하는 분들이 많아 아직은 문제가 없다. 비닐류는 쓰임새가 늘어난 만큼 배출량도 많다. 재활용이 되려면 수집이 관건인데 부피가 크고 수익이 없어 환영받지 못한다. 편리만 따르고 환경을 경시하는 풍조에 변화가 있으려면 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분리수거는 선택이 아니다. 물건을 구입하여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리는 방법이 더욱 중요하다. 잘 버리는 일은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몸에 배어 어디서든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쓰레기를 자산으로 만드는 착한 손, 내 손으로 지키는 쾌적한 환경 유지가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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