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해야 할 영웅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영웅들
  • 유현주 청주시립도서관
  • 승인 2018.08.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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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유현주 청주시립도서관
유현주 청주시립도서관

 

지난 8월 15일은 광복 73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올 팔월의 폭염은 일제강점기,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수많은 순국선열과 독립투사 분들의 희생만큼이나 뜨겁고 혹독했다.

요즘 격랑의 구한말 시대를 그린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가 흥미롭다.

1871년 미국이 조선을 개항시키려고 무력 침략한 신미양요 때부터 일본이 낭인들을 동원해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과 그에 위협을 느낀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을 다녀온 아관파천 사건을 지나, 만주와 한국의 지배권을 두고 러시아와 일본이 벌인 러일전쟁 바로 직전까지가 시대적 배경이다.

조국을 빼앗겨 상실의 시대를 살았던 민초들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고 저항했던 뜨겁고 의로운 이름, 의병(義兵)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에 이름 한 줄 올리지 못한 무명의 의병들이 흔들리고 부서지면서도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엄중한 사명을 향해 거침없이 나갔던 이름 없는 영웅들의 유쾌하고 애달픈, 통쾌하고 묵직한 항일투쟁사이다.

이렇듯 격변하는 조선을 담아낸 탄탄한 스토리와 그림 같은 영상미, 그리고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너지 효과가 빛을 뿜어내며 큰 화제다.

드라마를 보면서 역사의 전면에 드러난 이들보다 드러나지 않고 저마다의 위치에서 싸우다 이름도 알리지 못한 채 스러진 이들이 부지기수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항상 위기에 처한 나라를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주체도 민초였다는 것을, 그런 수많은 민초들의 희생이 있어서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규방의 처자로, 노비로, 백정으로, 포수로, 주막의 아낙네로, 술집의 기생으로 그렇게 힘없이 살아가던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단 한 가지는 돈도 이름도 명예도 아닌 자기가 태어나 살았던 나라 조선의 주권이었다. 그들은 아무개로 목숨을 바치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고, 불꽃처럼 아름답게 사그라졌다.

그렇게 드라마는 격변의 조선을 살았던 민초들의 조국애를 그려내며 깊은 울림을 안겨 준다.

“편히 살면 될 것을 왜 굳이 거친 의병의 길을 가는 거냐?”는 물음에 여주인공은 대답한다.

“꼴은 이래도 오백년을 이어져 온 나라요. 그 오백년 동안 호란 왜란 많이도 겪었소. 그럴 때마다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지켜내지 않았겠소. 그런 조선이 평화롭게 찢어 발겨지고 있소. 처음엔 청이, 다음엔 아라사가, 지금은 일본이, 이제 미국 군대까지 들어왔소. 나라 꼴이 이런데 누군가는 싸워야 하지 않겠소?”라고….

그렇다. 돌고 도는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민초들은 나라가 흔들릴 때마다 힘을 합쳐 나라를 지켰다. 그리고 100년 전, 의병 정신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촛불' 혁명으로 부활했다.

다시 우리는 부당함에 맞서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시대를 불문하고 예나 지금이나 그저 아무개인 우리들이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시대는 변해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신의 가치는 끊임없이 이어져 나간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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