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충북 투자유치 `이유 있다'
잘나가는 충북 투자유치 `이유 있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8.08.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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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이시종 충북지사가 24일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 20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SK그룹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간 자리다.

최 전 회장은 친형 고 최종건 회장과 함께 SK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경제인이자 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SK그룹 내부 행사에 이 지사가 초청을 받은 것은 다소 의외다. 하지만 여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이 지사는 2015년 2월 당시 구속돼 있던 최태원 회장에게 위로의 글과 함께 SK하이닉스가 충북에 투자해 지역발전에 기여해 줄 것을 희망하는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최 회장도 부지문제만 해결되면 청주공장 투자가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화답했고 두 사람의 이런 서신은 최 회장이 출소할 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얼마 뒤 최 회장이 광복 70주년 특사로 사면 복권이 되면서 SK는 반도체사업에 46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여기에 이 지사와 한 약속도 공식화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청주공장 투자로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 10월에는 최 회장 장녀 결혼식에 참석해 SK그룹 관계자뿐 아니라 이 자리에 참석한 국내외 굴지의 기업과 경제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 전국 시도지사 중에서 결혼식에 초청을 받은 이는 이 지사가 유일했다고 한다. 교도소로 보낸 진정성 있는 한 통의 편지가 충북 경제를 견인하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을 유치한 셈이다.

이 지사는 이후에도 최 회장 집안의 애사에 서신을 보내 조의를 표명하는 등 공과 사를 넘나드는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도청 직원들과 함께 SK건설이 건설하고 있는 라오스댐 붕괴 수재민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사실, 이 지사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기업과는 거리가 있다.

8전8승 선거의 달인, 중앙과 지방을 두루 섭렵한 행정의 달인, 칼국수와 청국장을 즐기는 서민도지사가 이 지사에게 붙는 수식어들이다. 투박한 말투와 워커홀릭에 가까운 일벌레라는 말도 이 지사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그가 전국 대비 충북경제 4% 달성이나 1등 경제 충북의 기적을 외쳐도 `기업 친화적'과는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지사는 기업인들과의 스킨십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골프채는 아예 잡아보지도 않았고 술도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경제인들과 갖는 오찬이나 만찬 자리에서 격의 없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드물어서다.

하지만 이 지사에게는 감동과 신뢰라는 반전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공식 행사 외에 최태원 회장을 직접 만난 것은 지난해 최 회장 장녀 결혼식이 유일하지만 여러 차례 서신 교환으로 서로 두터운 신뢰가 쌓였다.

SK뿐 아니라 우진프라임, 한화큐셀, CJ제일제당 등 투자유치과정에서도 이 지사 특유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적잖이 기여한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래서 이 지사만의 투자유치 전략(?)은 평소 그의 모습과 다른 반전이 아니라 감동과 신뢰를 쌓는 그 만의 노하우라는 평가가 있다.

이시종이라는 이름 앞에 선거의 달인, 행정의 달인에 이어 투자유치의 달인이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가 붙을지도 모르겠다. 충북을 위해서는 수식어가 빨리 붙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자원이 부족한 충북의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은 투자유치밖에 없다. 이 지사 덕에 충북의 경제구조가 더욱 탄탄해지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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