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고 건강하세요…” 멈추지 않는 눈물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멈추지 않는 눈물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8.26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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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2회차 마무리
작별상봉장 곳곳 오열 … 못다한 말들 손편지로 전달
2박3일 12시간 짧은 만남 뒤로 다시 만날 날 기약
첨부용.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을 마친 이산가족이 손을 잡고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8.26. /뉴시스
첨부용.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을 마친 이산가족이 손을 잡고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8.26. /뉴시스

 

남북 이산가족들은 26일 마지막 작별상봉을 마치고 꿈에서나 그리던 가족·친척들과 또다시 기약없는 헤어짐의 길 위에 올랐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금강산호텔에서 3시간 동안 작별상봉 겸 공동오찬을 가진 뒤, 오후 1시20분쯤 귀환길에 올랐다.

이날 가족들은 작별상봉 시작 전부터 눈시울을 붉혔다. 북측의 오빠 리인우(88)씨와의 작별을 앞둔 이경자(74·여)씨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이씨는 “아쉽지 만나면 헤어져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 그냥 건강했으면 좋겠어”라며 애써 덤덤하게 말했지만 그의 눈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인숙(82·여)씨는 북측 언니 리현숙(86)씨와 또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착잡하다”며 “이런 시간이 이제 다시는 안 오겠죠”라고 안타까워했다.

작별상봉이 시작되자 연회장 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가족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백년까지 살아야지”라고 다독이면서도 눈물을 쉽게 멈추지 못했다.

남측 최고령자 강정옥(100·여)씨의 북측 동생 강정화(85)씨는 “(언니가) 사망했다 생각했는데…너무 좋다”며 울먹였다. 그러자 정옥씨는 “아이고 감사합니다. 같이 삽시다”라며 동생과 헤어져야 한다는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정화씨는 “그러면 얼마나 좋겠냐”며 “마음은 그러나 할 수 없지 작별해야 돼”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유희씨는 휠체어에 탄 언니를 안으며 “학생 때 헤어져서 너무 아쉬웠어. 다시 만날 날이 또 있겠지?”라며 “이게 무슨 불행한 일이야. 가족끼리 만나지도 못하고”라고 말했다. 영희씨는 유희씨가 울기 시작하자, “통일이 되면…”이라며 달랬다. 그 말을 들은 유희씨는 “그전에 언니 죽으면 어떡해…”라며 오열했고, 영희씨는 “내 죽지 않는다. 죽지 않아”라고 말했다.

손편지를 써서 전달하는 가족들도 많았다. 목원선(85)씨와 원구(83)씨는 북측 형 목원희(86)씨에게 집주소가 써진 봉투 뒷면에 “사랑하는 우리 형님 잘 뵙고 돌아갑니다”라며 “부디 행복하고 다시 뵐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라고 적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지난 24일부터 이날 작별상봉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12시간 동안의 만남을 뒤로하고 오후 1시20분에 귀환길에 올랐다.

한편 남북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2회차에 걸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했다. 1회차 때는 남측에서 89가족 197명이, 2회차 때는 81가족 326명이 방북해 북측 가족을 만났다. 전날 2차 상봉단 중 1명이 남측 병원으로 후송되고 가족 중 1명이 동반하면서 상봉단 324명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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