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산 달빛 아래로 오시겠어요?
부모산 달빛 아래로 오시겠어요?
  • 박미자 청주시 흥덕구 행정지원과 팀장
  • 승인 2018.08.2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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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박미자 청주시 흥덕구 행정지원과 팀장
박미자 청주시 흥덕구 행정지원과 팀장

 

청주 근교에는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나지막한 산이 있다. 동쪽에는 우암산, 서쪽에는 부모산, 북쪽에는 백화산, 남쪽에는 양성산이 그렇다.

모두 300m 전후의 산으로, 주말 아침 일찍 나서 한 바퀴 돌고 내려와 점심을 먹거나 점심 먹고 한 바퀴 돌고 가족과 함께 저녁 외식하기 딱 좋다. 그래서 어느 산을 가나 아는 사람 한두 명은 꼭 만나기 일쑤다.

그중 나는 부모산을 자주 오른다. 야트막한 산이기에 해가 길어지는 늦봄부터 가을까지는 퇴근 후 산에 오르기도 한다. 빠른 걸음으로 한 시간이면 충분하기에 숲 속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짝 땀을 흘릴 수 있어 저녁 운동으로 안성맞춤이다.

해질 무렵 부모산 정상에 오르면 아름다운 청주시의 일몰과 야경을 볼 수 있다. 복대동 초고층 아파트와 청주산단, 오창산단의 역동적인 불빛은 우리 흥덕구가 청주 경제의 1번지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왼쪽으로 산을 끼고 돌면 보이는 동쪽에 우뚝 솟은 우암산과 그 아래 용정·용암동의 야경도 멋지다.

새해 첫날 개최되는 부모산 해맞이 행사에서는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두 손 모아 간절히 한 해 안녕을 기원한다.

연화사에서 포장된 임도로 내려오면 아양동 마을로 이어지고 나무계단의 숲길로 빠지면 중부고속도로 굴다리를 통해 강서초등학교 쪽으로 나올 수 있다.

정상에서 진약고개로 내려오면 남향에 고즈넉이 형성된 주봉마을과 주봉저수지를 만날 수 있다. 봄이면 벚꽃과 살구꽃, 여름이면 초록의 연잎과 분홍빛의 연꽃이 만개해 지나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가을에는 멋진 단풍 덕분에 오르는 다양한 재미를 쏠쏠히 느낄 수 있다.

또한 푸르미 스포츠센터, 지동 과수원, 원앙방죽 등 사방으로 진입할 수 있는 등산로가 많아 언제라도 쉽게 산을 접할 수 있다. 2013년에는 둘레길을 조성해 산 중간으로도 부모산을 한 바퀴 돌 수 있어 주민에게도 인기가 좋다.

이 부모산에서 올해도 부모산성 달빛야행이 열린다. 8월 28일, 보름달과 함께한다.

달 밝은 부모산에 LED 풍선으로 멋진 조명을 더하고, 동심의 사람들은 미키마우스 야광 머리띠를 하고 세일러 문의 별 모양 야광봉을 들고 산에 오른다.

문화해설사는 부모산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정상 잔디밭에서는 작은 음악 공연이 열린다. 통기타와 색소폰의 선율이 둥근 달과 어울려 가슴속 깊이 간직했던 옛 추억을 꺼내며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둥근 해를 보며 빌었던 소원도 이제는 둥근 달을 보며 다시 한 번 간절하게 빌어본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이웃 등 많은 주민이 함께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함께 웃는 구민, 모두가 행복한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유난히도 매섭던 무더위도 한풀 꺾여 바람이 선선하다. 부모산 달빛 아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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