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發 악재에 카타르 ABCP '불안'...10조원 추정
터키發 악재에 카타르 ABCP '불안'...10조원 추정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8.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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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라화 폭락 사태로 금융시장이 불안에 휩싸인 가운데 카타르 국립은행 QNB의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국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선 터키의 금융불안이 계속된다면 향후 QNB정기예금 ABCP가 주로 편입된 머니마켓펀드(MMF) 등 국내 채권시장이 일정 수준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터키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대터키 익스포져는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12억2000만 달러에 불과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무역거래 영향도 철강, 합성수지, 자동차 부품 등에 한정돼 있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형태의 익스포저는 터기 국채 외에 유럽투자은행이 발행한 리리화 표시 채권이 국내에서 판매됐으나 규모가 1000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간접적으로 대터키 익스포저에 노출된 채권은 예상보다 규모가 큰 수준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김기명 연구원은 "카타르 소재 은행이 국내에서 발행한 정기예금 ABCP는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주로 QNB가 발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간접적인 대터키 익스포저는 채권 형태로 10조원에 육박한다"고 추정했다.



QNB는 터키 5대 민영은행인 피난스뱅크(Finansbank)를 2016년 인수했다. 이로 인해 QNB 자산의 15%, 여신의 13%대가 터키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QNB는 카타르 다음으로 익스포저가 큰 국가가 터키라는 것이다.



QNB와 도하 은행 등 카타르 소재 은행이 국내에서 발행한 정기예금 ABCP은 2016년부터 절찬리에 판매됐다. 정기예금 금리에서 나오는 수익과 함께 달러와 원화 간 금리 차익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금리가 좋아서 ABCP를 담느냐, 안 담느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날 정도였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터키의 금융불안 현상이 계속 악화일로를 걷는다면 QNB의 자산건전성에 상당한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럽 은행 등 서방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 조달 활동 등에 있어서 제약이 보다 심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QNB의 자산건전성 훼손이 심각할 경우 카타르 정부의 QNB 지원 가능성이 있어 QNB의 상환 능력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국내에 풀린 QNB 정기예금 ABCP 규모가 상당히 커서 터키의 금융불안 양상이 계속된다면 QNB 정기예금 ABCP가 주로 편입된 MMF 등 국내 채권시장이 일정수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터키 금융시장 상황 및 QNB의 대응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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