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署 음주측정기 6대 `증발'
옥천署 음주측정기 6대 `증발'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8.08.1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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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검·교정 위해 택배업체 통해 제조업체에 발송
警 역추적 - 택배회사 추적팀 운영 등 불구 행방 묘연
警 - 택배회사 보상 협의 진행 … 배상액 놓고 견해차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뉴시스

 

`증발한 음주측정기를 찾아라'

충북에서 음주운전단속에 사용되는 음주측정기가 무더기로 사라져 경찰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15일 충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옥천경찰서가 지난달 4일 정기 검·교정을 위해 제조업체에 보낸 음주측정기(모델명 400Plus) 6대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옥천서는 4개월에 한 번씩 검·교정을 하도록 하는 교통단속 업무 지침에 따라 음주측정기 10대를 4대, 6대씩 두 상자에 담아 발송했다.

발송은 제조업체가 지정한 A택배업체를 통해 이뤄졌다.

이후 제조업체에서 검·교정된 음주측정기와 도로교통공단 성적서를 옥천서에 돌려보냈다.

옥천서가 받은 음주측정기는 4대. 과거 검·교정을 의뢰한 음주측정기가 시간차를 두고 돌아오는 사례가 종종 있었던 까닭에 경찰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옥천서 관계자는 “수요가 몰리는 시기엔 검·교정을 의뢰한 음주측정기가 따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역시 이전 사례와 같다고 판단해 일주일 정도 기다렸다”고 전했다.

분실 사실은 옥천서가 제조업체에 검·교정 완료 시기를 묻고 나서야 알게 됐다.

업체에 의뢰된 음주측정기는 4대였던 것이다. 함께 발송한 6대는 온데간데없이 증발한 순간이다.

옥천서는 사라진 음주측정기를 찾기 위해 역추적에 나섰다.

택배회사 측에 해당 사실을 알린 뒤 영업소부터 본사, 전국 보관창고까지 샅샅이 뒤졌다. 택배회사는 추적팀까지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끝내 음주측정기를 찾지 못한 옥천서는 지난 7일이 돼서야 충북경찰청에 보고, 전국 수배가 내려졌다.

경찰은 회수가 어렵다는 생각에 택배회사 측과 보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적정 보상금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탓에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음주측정기 구매 가격은 한 대당 200만원대로, 6개를 합치면 1200만원에 달한다. 경찰은 감가상각을 고려해 배상액은 최소 1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택배회사는 표준약관을 내세워 잃어버린 상자 1개당 최대 50만원만 배상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택배회사를 통해서만 보상을 받는 건 한계가 있다고 판단, 제조업체에도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음주측정기 검·교정 의뢰는 제조업체가 지정한 A택배회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경찰은 제조업체에 내용증명을 보낸 뒤 손해배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 제기까지 검토하고 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택배회사 측에서 한 상자 당 50만원씩 100만원 밖에 배상할 수 없다'고 한다”며 “택배회사 지정 책임이 있는 제조업체와도 보상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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