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넘치고 넉넉한 농촌 고령화·일손 부족 … 6차 농업이 미래다
정 넘치고 넉넉한 농촌 고령화·일손 부족 … 6차 농업이 미래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8.08.13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지역 경작지 면적 감소·농작물 전국 점유율 하락
전통 농업 쇠퇴 … 특화작물 등 고부가가치 농업 필요
내륙도시 불구 곤충산업분야·내수면양식 등 큰 성과
충북도, 농촌체험 프로그램 개발·관광시설 육성 박차
農市마을 조성 마스터플랜 마련 … 농시화 비전 제시도
단양군 영춘면 느티마을 해바라기 밭을 찾은 관광객들이 해바라기 장관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언제나 정감있고 넉넉한 농촌의 풍경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심적 여유를 준다. 고즈넉한 풍경이 주는 안식과 느릿한 움직임이 주는 편안함은 도시에서 얻을 수 없는 청량한 그 자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농촌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밖에서 보는 이미지와는 다르다.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돈이 되지 않는 농업이라는 현실의 문제 등은 충북 농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대변한다. 낮은 곡물 자급률, 농촌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의 농촌도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충북 농업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나가야 할 바를 살펴본다.

# 전통 농업 점차 쇠퇴
충북 농업의 현주소를 압축하면 전통 농업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농촌지역 고령화와 그에 따른 일손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충북도내 농가수와 농업인구는 2013년 7만8717가구 19만7410명에서 2017년말 기준 7만2811가구 17만3436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농가수는 5906가구(7.5%), 농업인구는 2만3974명(12.1%) 줄었다. 경지면적도 같은 기간 11만4530㏊에서 10만7097㏊로 6.5%(7433㏊)가 감소했다.

농업인구와 경작지 면적이 감소하면서 충북의 주요 농산물의 전국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충북도의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도내 주요 작물 경작지 면적 통계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옥천·영동을 중심으로 한 도내 남부권 대표 작물인 포도 재배면적은 2012년 2795㏊로 전국 1만7181㏊의 16.3%를 차지하던 점유율이 2016년 기준 1474㏊, 9.9%로 급격하게 줄었다. 이 짧은 기간에 재배면적만 1321㏊, 47%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추와 인삼, 사과 재배면적도 각각 1759㏊(36%), 308㏊(10%), 71㏊(2%) 줄었다. 반면 음성지역을 중심으로 한 복숭아 재배면적은 3610㏊에서 4174㏊로 49% 증가했다. 주요 작물의 경작지의 증감은 전국단위 추세와 비슷하다. 하지만 농지면적이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적은 충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 2~5위권 재배면적을 자랑하던 주요 작물의 경작지 감소는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주요 가축 사육두수도 대체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부터 올해 1분기(1~3월)까지의 증감률을 살펴보면 육우와 오리는 큰 폭으로 감소했고 한우와 닭만 소폭 증가했다.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가축은 오리로 2013년 141만9574마리로 전국 12.7%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45만4850마리(전국 8.3%)로 68% 급감했다.

같은 기간 육우도 1만5621마리(전국 13.2%)에서 1만137마리(7.1%)로 사육두수가 주저앉았다.

한우와 젖소, 돼지의 사육두수는 소폭의 변동만 있는 가운데 닭은 같은 기간 1029만7044마리에서 1369만9298마리로 33% 증가했다.

# 충북 농업 경쟁력 미래는 있는가
충북 농업의 미래는 6차 농업이라 불리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해법이 모색되고 있다. 단순 생산과 가공·판매에 그치지 않고 특화작물 육성 등 고부가가치 농업 증대와 농업과 관광을 접목,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한 6차 농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충북도를 비롯한 각 시·군의 농업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6차 농업이란 농업인 또는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이 농촌지역의 농특산물·전통문화 등 유·무형의 자원을 이용해 식품가공 등 제조업, 문화관광 등 서비스업 및 이와 관련된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뜻한다. 6차 농업은 농촌 자원을 다른 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가 차원의 주요 지원사업이기도 하다. 충북은 걸음마 단계인 국내 6차 농업을 선점해 농업을 21세기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2013년 선포한 `유기농특화도(道) 충북'의 정착을 통한 미래먹거리 창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 미래 충북 농촌은 `농시(農市)'
농업은 식량공급, 생태계 보전, 공동체 유지 등 국가와 지역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근원적 역할을 제공하지만 그에 상응할만한 보상은 못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농민소득은 도시노동자의 절반 수준, 고령화 등으로 농업과 농촌이 피폐화,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이시종 충북지사와 충북도는 농촌(農村)을 농시(農市) 개념으로 대전환해 살고 싶은 충북 농촌을 건설하겠다는 거시적인 목표를 정했다. 농시 개념의 주요내용은 도시수준의 생활인프라, 문화시설, 의료시설 확충 등 농민 삶의 질 향상 도모에 방점이 찍혔다. 도는 또 `(가칭) 충북형 농시마을 조성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전담 추진팀을 구성해 시·군별 농시 시범마을을 운영하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확대해 모든 농촌마을 농시화(農市化)를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옥천군 동이면 세산리 '세산곤충체험농장. 김사헌씨가 자신이 사육하는 곤충 채집본을 들어보이고 있다.
옥천군 동이면 세산리 '세산곤충체험농장. 김사헌씨가 자신이 사육하는 곤충 채집본을 들어보이고 있다.

# 고부가가치 농업 육성 구슬땀
충북지역 고부가가치 농업의 중심에는 `유기농 특화도 충북'이 자리잡고 있다. 같은 농산물을 생산하더라도 농업인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농업이기 때문이다.

충북도와 괴산군은 `2015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충북이 국내 유기농 농업의 중심지임을 알려냈다. 더불어 유기농 정책, 홍보를 핵심적으로 이끌어 갈 유기농업연구센터(4017㎡), 유기농생태체험관(1243㎡) 등 전진기지를 건립해 지속가능한 유기농산업 육성기반을 마련했다. 광역친환경농업단지 6곳과, 유기농업단지 26곳도 조성해 유기농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 확대에 따라 수입축산물과 차별화를 위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26농가), 무항생제 한우 및 돼지 사육 확대 등 일류 브랜드 육성 및 친환경축산물 생산기반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아직은 생소한 곤충산업분야 기반 확보와 내수면양식 등 수산분야 육성도 눈에 띈다.

도는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와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토대로 곤충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충북지역 곤충 사육농가와 종사자 수는 182농가 236명이다. 이는 지난 2016년(124농가 148명)보다 58농가 88명이 늘어난 수치다. 곤충 사육 농가의 수입도 같은 기간 5억3000만원에서 20억4000만원으로 284%가 증가했다.

바다가 없는 내륙도시 충북이 내수면 고급 어종 생산량 전국 1위라는 사실은 충북 6차 농업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 쏘가리 생산량은 전국 154톤의 45%(74톤)를 차지하고 있다. 다슬기도 전국 571톤 중 42%(238톤)가 충북에서 잡혔다. 자연산 장어 역시 전국 48톤 중 16톤이 충북산이었다. 자연산 장어는 1㎏에 15만원, 쏘가리는 1㎏에 5만원, 다슬기는 1㎏에 1만원 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충북은 장어·쏘가리·다슬기 어획량 1위를 차지했고 메기와 동자개 어획량은 각각 전국 2위와 3위에 올랐다. 이처럼 충북의 내수면 어업이 활황을 맞은 것은 도와 도내 시·군의 활발한 치어 방류 사업 추진 덕분이다. 도와 시·군은 2015~2017년 9종 542만여 마리의 치어를 방류했다. 내수면연구소는 올해 연말쯤 쏘가리의 알을 받아 부화시킨 후 어미로 키워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완전 양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획대로 성공한다면 쏘가리 양식 산업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6년 만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지난 6월 옥천에서 문을 연 관상어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 육종센터는 관상어 육종과 치어생산을 맡게 된다. 장기적으로 국내 연구진이 보유한 체세포 복제기술을 활용해 우량 관상어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음성군 생극면 방축리 능안마을을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농촌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음성군 생극면 방축리 능안마을을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농촌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 모든 농촌은 관광지다
충북도와 각 시·군은 치유와 힐링을 체험하고자 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농촌문화를 체험하고 관광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천은 청풍호와 인접 농촌마을을 연계한 청풍물길 100리 생태탐방로, 보은은 속리산 숲 체험 휴양마을, 옥천은 전통문화체험관, 영동 레인보우힐링타운, 충주 고구려수변 테마마을, 괴산 수옥정 관광지 수변 산책로 등을 대표적인 관광시설로 육성 중이다. 영동군의 `과일나라 테마공원'처럼 각 시·군 농특산물과 연계한 체험형 관광상품 개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석재동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