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인식도를 보고
국회의원 인식도를 보고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18.08.1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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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창간 13주년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한 달 전 ‘국회의원(國會議員)인가, 국해의원(國害議員)인가’란 제하의 칼럼을 본보에 실어 겉도는 국회와 국회의원들의 맹성을 촉구한 바 있다.


우리가 뽑은 작금의 국회의원들이 교과서에 쓰인 대로 국민을 대표해 국가와 국민을 이롭게 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느냐 아니냐를 묻는 우문이었음에도 많은 독자가 공감을 표해주었다. 심지어 국개의원들이라고 쌍욕하신 분도 있었고, 국매의원들이란 분도 있어 섬뜩하기도 했다. 무노동 무임금은 물론 무보수 명예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신 분도 있었다. 그래도 할 사람 많다며.


이번 본보 창간을 기념해 실시한 국회의원에 대한 충북도민 인식도 조사결과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으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설문 응답자 10명 중 8명이 다음 총선에서 국회의원들을 물갈이해야 한다고 답했으니 어안이 벙벙하다.


여론조사기관 윈폴에 의뢰해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충북지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회의원에 대한 인식도 조사결과는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2020년 총선이 2년이 채 남지 않았기에 현역 국회의원은 물론 국회에 입성하려는 자와 국회의원을 뽑는 유권자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도민들의 눈에 비친 국회의원들의 부정적인 요인은 크게 세 가지였다. 시대변화를 이끌어야 할 국회의원들이 시대변화를 못 따라간다는 것, 기득권 챙기기에 골몰한다거나 기득권에 안주한다는 것, 부정부패에 연루되었거나 그럴 개연성이 높다는 거였다.


충북도민이 선출한 지역구 국회의원은 총 8명이다. 청주에서 4명, 충주에서 1명, 제천·단양에서 1명,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 1명, 증평·진천·음성에서 1명이다. 정당별로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명,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4명으로 거대 양당이 반씩 나누어 가진 모양새다.


선수별로는 4선의 중진의원이 3명(정우택·오제세·변재일)이나 되고, 재선의원이 4명(도종환·이종배·박덕흠·경대수)에 지난 4·13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국회에 입성한 지 불과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선의원 1명(이후삼)이 있다. 


국회의원의 존재감은 선수와 직결되어 있다. 국회상임위원장을 비롯한 국회직과 소속 정당의 당직 등을 맡을 수 있는 발판이 되고 무게감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정우택 의원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되어 1년간 당을 이끈 바 있고, 오제세·변재일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는 등 당 안팎에서 존재감을 들어낸 바 있듯이.


이처럼 중진의원을 3명이나 배출하고 재선의원을 4명씩이나 배출했음에도 국회의원의 인식도가 그리 좋지 않은 건 지역주민들이 키워준 만큼 국가와 지역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다시 말해 기대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익보다는 자리보전과 기득권 유지와 강화가 먼저인 것 같고, 선거법위반과 뇌물수수 등으로 임기 중 낙마한 송광호·권석창 전 의원처럼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할 거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무튼, 응답자 77.8%가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회 재입성을 노리는 현역 국회의원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조사결과대로라면 차기 총선에서 당선은커녕 공천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량 의원과 함량 미달 의원은 다음에 바꾸면 된다. 문제는 누가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비관적인 견해가 본 조사에서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현행 정당시스템도, 선거제도도, 유권자들의 투표행태도 달라진 게 없으니 그럴 수밖에.


지역에 좋은 국회의원이 있다는 것은 주민의 복이다. 전국적인 명망을 갖고 국정의 방향타가 되는 국회의원을 배출하고 키우면 지역의 축복이 된다. 그러려면 유권자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깨어 있는 유권자들이 좋은 국회의원을 낳고, 그런 국회의원들이 국회와 국정을 맑고 밝게 할 것이니 그리할 일이다. 각성하자. 국회의원도 정치지망생도 국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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