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폭우 올해는 폭염 … “장사 망쳤다” 아우성
작년엔 폭우 올해는 폭염 … “장사 망쳤다” 아우성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08.07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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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1년 만에 다시 찾은 청주 옥화9경
보상금 찔끔 재건축 언감생심 … 펜션 반파된 채 방치
달천천 물도 말라붙어 물놀이 불편 … 을씨년스럽기만
말끔해진 금관숲 발길 `뚝' - 금관보건진료소도 `썰렁'
(위)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겨 썰렁한 금관숲 모습.(아래) 지난해 여름 수해 때 반파됐던 옥화9경 내 한 펜션이 방치된 채 출입금지 안내문만 걸려 있다(왼쪽). 폭염으로 말라붙은 옥화9경의 달천천의 모습.
(위)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겨 썰렁한 금관숲 모습.(아래) 지난해 여름 수해 때 반파됐던 옥화9경 내 한 펜션이 방치된 채 출입금지 안내문만 걸려 있다(왼쪽). 폭염으로 말라붙은 옥화9경의 달천천의 모습.

 

지난해 7월에 닥친 기습 폭우로 쑥대밭이 되다시피한 청주시 서원구 미원면 일대 옥화9경을 1년 만에 다시 찾았다. 7일 기자가 찾은 이 일대는 폭우 피해로 거의 무너지다시피한 펜션이 복구되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돼 있는데다 폭염이 닥쳐 폭우 때 못지않게 피서객이 눈에 띄지 않았다.

펜션이 반파됐는데도 보상금이 450만원 뿐이어서 망연자실하던 미원면 금관리에 있는 `아름다운 펜션' 주인부부에게는 시간이 멈춰진 것 같았다.

펜션 대표는 “보상금은 적지, 다시 부수고 지으려면 수억원은 있어야 하는데요. 엄두가 나지 않아 지금까지 이대로 있어요. 팔려고 내놓았는데 임자가 없네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자에게 올해에는 반딧불이를 꼭 보여주겠다던 그는 “펜션을 고치지 못해 속상할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펜션 앞을 흐르는 달천천의 물도 바짝 말라붙어 오히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이 지역 대부분 하천은 거의 말라붙어 물놀이를 하기에 불편하다.

대표적인 유원지인 금관숲은 수해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말끔해졌지만, 역시 피서 분위기는 사라졌다. 물도 흐르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피서객이 줄었다. 거기에 폭염이 닥쳐 넓은 숲 속이 한산했다. 물속에도 어린이 몇 명이 물장구를 칠 뿐 유원지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지난해 옥화대에서 물난리를 겪었던 한 안전요원은 “올해는 물이 너무 없어서 걱정”이라면서 “옥화9경에 있는 펜션이나 음식점들이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안전요원은 “먹을걸 다 싸서 오니 음식점이나 가게가 잘 될 일이 없고, 동네에는 쓰레기만 쌓인다”고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금관보건진료소의 풍경도 사뭇 달랐다. 올해는 이 일대에 피서객들이 뜸하니 응급처치할 일도 거의 없다. 진료소 관계자는 “수해복구는 많이 됐는데, 올해는 날씨가 너무 더워 주민들의 발걸음이 뜸하다”면서 “주민들을 만나려면 마을회관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화자연휴양림 앞부터 괴산군 청천면 후평숲유원지까지 약 13㎣ 구간의 산사태 현장과 교량파손 현장은 복구가 많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 구간에서 북적이는 피서객 모습은 간데없고, 썰렁함만 가득했다. 한 펜션 관계자는 “비가 와서 안 오고, 너무 뜨거워서 안 오고, 지난해에 이어 올여름도 이래저래 장사를 망친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그나마 번갈아 오는 폭우와 폭염속에서도 옥화9경이 멋진 경치를 잃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안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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