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눈치… 손님 눈치… 더워도 참는 알바생
사장 눈치… 손님 눈치… 더워도 참는 알바생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8.08.02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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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몬 설문조사 … 46.8% “온도 조절권한 없다”
근무지 더위 탓 64.9% 만성피로·두통 등 호소도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도 라면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교 1학년 신 모씨(20). 충북 모 사립대학에 다니다보니 한학기 등록금만 400여만원. 등골 휘는 부모의 부담을 덜기 위해 1학기 기말시험이 끝나면서 시작한 아르바이트이지만 라면가게 일은 그에게도 힘에 부친다. 펄펄 끓는 냄비를 들고 나르다보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더워도 에어컨 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쐴 수도 없다. 사장 눈치도 봐야 하고 손님 눈치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신 모씨는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힘들어 라면가게 일을 시작했는데 뜨거운 냄비를 들고 왔다갔다 하는 일이 너무 힘들다”며 “등록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기는 하지만 하루 일하는 6시간이 50년 같이 느껴질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털어놨다.

학비를 벌기위해,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뛰어든 학생 절반은 더워도 추워도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근무지의 온도를 조절한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알바몬이 아르바이트학생(이하 알바생) 1435명을 대상으로 `근무지의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게 느껴질 때 자신이 원하는 수준으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지'를 물은 결과 절반 가까운 46.8%가 `내가 원하는 온도로 조절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내가 원하는 온도를 조절할 수 없다는 응답은 실외 근무 알바생 그룹에서 9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매장(44.9%)과 사무실(44.6%) 등 실내에서 근무하는 알바생들도 온도 조절 권한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알바생들이 원하는 온도에서 일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온도 조절이 자신의 권한 밖이라고 느끼는 데 있었다.

온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하지 못한다고 답한 알바생의 51.8%는 `냉난방기를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손님들이 원하는 온도에 맞춰야 해서(15.5%) △사장, 동료 등 함께 일하는 분들과 희망온도가 달라서(12.4%)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냉난방기가 갖춰있지 않아서(9.1%) 순이었다.

온도가 높게 느껴질 때는 응답자의 56.1%는 얼음물, 찬물 등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해결한다. 온도가 낮게 느껴질 때는 42.1%는 `딱히 방법이 없어 참는다'고 답했다.

알바생 64.9%는 여름철 근무지 온도로 인해 △만성피로와 의욕부진 △두통, 어지러움 등 냉방병 △과도한 갈증, 탈수 등 수분부족 △수면 장애 및 스트레스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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