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최다 청원 '난민법 폐지' 답변…"난민협약 탈퇴는 어려워"
靑, 최다 청원 '난민법 폐지' 답변…"난민협약 탈퇴는 어려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8.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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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신원 검증 강화하고, 난민심판원 신설해 심사기간 줄일 것"
무사증제도 폐지 청원에는 "장단점 존재, 제주도와 협의하겠다"



청와대는 1일 국민청원 역대 최다 추천을 받은 '난민법 폐지' 청원에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 관계를 고려해 난민 협약을 탈퇴하거나 난민 관련 법을 폐지하는 결정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난민의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보장하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 페이스북 생방송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난민협약 가입국 142개국 가운데 협약 탈퇴국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도 예멘 난민 신청자에 대한 심사는 다음달 말 완료될 전망이다.



제주도 예멘 난민이 급증하면서 촉발된 이 청원은 지난 6월 13일 올라와 한달만에 71만4875명이 참여,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한 이래 역대 최다 추천 건수를 기록했다. 이 청원자는 현행 난민법, 비자없이 입국하는 무사증(査證·visa) 제주도 입국 제도, 난민 신청 허가 제도의 규제 수준을 올리거나 전면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예멘 난민이 난민으로 인정될 경우, 우리 법 질서와 문화에 대한 사회통합 교육을 의무화하고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해 정착을 지원하고 관리할 예정"이라며 "난민이 수동적으로 지원과 보호를 받는데 머무르지 않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자립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최근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와 관련해 "국제협약 가입국으로서의 책무도 고려돼야한다. 무엇보다 국민보호가 최우선이고 난민 문제는 그 다음"이라고 밝혔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예멘 난민을 거부하는 청원이 한달만에 70만명이 넘었다"며 관련 대책을 묻자 박 장관은 "청원 답변을 준비 중이고 답변 기간 내에 하려고 준비 중이다. 방향은 대충 잡았다"고 답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청원 답변에서 "청원에 나타난 국민들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청원을 계기로 난민제도 전반적 상황을 꼼꼼히 재검토해 개선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허위 난민' 우려에 대해서는 "난민 신청 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신원 검증을 강화할 것이다. 박해 사유는 물론 마약 검사, 전염병, 강력범죄 여부 등을 엄정한 심사로 진행하겠다"면서 "난민제도를 악용하는 것이 명백한 신청자는 정식 난민심사 절차에 회부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불법 행위를 조장하는 난민 브로커 처벌 조항도 명문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난민 심사가 오래 걸리는 문제를 보완하겠다고도 밝혔다. 법무부는 부족한 심사 인력과 통역 전문가를 대폭 늘리고 난민심판원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경우 현재 불복 절차까지 2~3년에 달하는 심사 기간이 1년 내로 줄어든다.



박 장관은 무사증제도 폐지 요구에 대해서는 "부작용도 있지만 제주 지역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있다"며 "제주특별자치도법에 의해 시행되는만큼 제주도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 1일자로 예멘 국민에 대한 무사증 입국을 금지한데 이날부로 감비아, 소말리아 등 12개 국가를 불허 국가로 추가 지정했다.



이어 "서구 사회에서 난민을 대규모 수용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을 반면교사로 삼겠다. 우리 실정에 맞으면서 국제적 책무도 이행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난민정책이 필요하다"며 "시민사회, 종교계, 지방정부, 법조계 의견도 적극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청원 답변 진행을 맡은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뉴미디어 비서관)은 "대한민국이 법통을 계승했다고 헌법에 명시된 상해임시정부도 일제의 박해를 피해 중국으로 건너간 정치적 난민이 수립한 망명정부였다"며 "우리도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난민 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하며 방송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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