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 만에 만난 남북 장성, "보따리 풀라" 시작은 화기애애
47일 만에 만난 남북 장성, "보따리 풀라" 시작은 화기애애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7.3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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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대표 "온 겨레와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성과 이뤄질 것"
안익산 北 대표 "온 겨레가 판문점 주시…세계에 기쁨 주자"



47일 만에 다시 열린 남북 장성급회담은 그간 진전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만큼이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했다.



남북은 31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9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로 환담을 주고받으며 성과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했다.



지난 8차 장성급 회담에서 양측이 15분 이상 모두발언을 주고받은 것에 비해 이번에는 그 시간이 8분 정도에 그쳤지만 그간의 안부를 묻고 서로에게 덕담을 쏟아내는 등 초반 분위기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은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우리군 소장급)과 대면한 뒤 "무더위 속에서 내려오시느라고 수고했다. 회담이 오늘도 잘 될 거 같다"고 인사말을 건넸고 "오늘 회담을 통해서 남북 온 겨레와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그런 성과들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익산 대표는 "50여일 만(실제로는 47일)에 만나다 보니까 반갑다. 북남 수뇌분들께서 이 판문점에 역사의 자취를 남긴 그때로부터 세계가 우리 판문점을 다 주시하고, 북과 남의 온겨레가 판문점을 주시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안 대표는 회담장에 들어서면서도부터 우리측 대표단이 들고 온 서류철을 언급하며 의제를 집중해서 다루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남측 대표단이 들고 온 서류 뭉치를 가리키며 "보따리 풀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 짓게 했다.



이어 안 대표는 "(서류를) 많이 끌고 나올 것 같은데 오늘 허심탄회하게 회담 잘해서 실제로 우리 인민들이 '야 군대가 제일 앞서 나가는 구나' 이런 인상을 줄 수 있도록 하자"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안 대표는 또 장성급 회담에 관한 남측 방송보도를 언급하며 "북남 군부가 진행하는 이 회담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고 생각한다. 신통히도 김도균 소장하고 마주 앉아서 토론할 내용들을 다 예평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측 대표단이 종전선언 문제까지 들고 나와서 남측을 흔들라고 잡도리 할 수 있다고까지 이야기했는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진위를 가리기 앞서서 온 겨레가 그만큼 회담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또 그 과정에 시대적인 사명감이랄까, 평화와 번영을 위한 북남 사이의 노력에 군부가 차지하는 몫을 정말 깨닫게 하는 이런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을 맬 때 옛 말에 '손님이 99몫을 낸다'는 옛말과 '주인 눈 두 개가 하인 손 천 개를 대신한다'는 서양속담을 소개한 안 대표는 "우리가 주인의 자세가 될 입장에서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허심탄회하게 문제를 논의해 북남 온 겨레와 세계에 기쁨을 주자"고 강조했다.



이에 김 대표도 '가꾸지 않은 곡식이 잘되리라는 법이 없다'는 속담을 언급하며 맞장구쳤다.



김 대표는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서 이미 씨앗은 뿌려졌고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얻기 위해 지금 무더위 속에서도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들을 통해서 좋은 수확을 틀림없이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또 "지난 6월 8차 장성급 군사회담 때 안익산 단장과 제가 합의했던 동·서해지구 군통신선 정상화 문제나 서해 해상에서의 6·4합의서를 복원하는 문제에 대해서 차근차근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습들이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이행하는 아주 의미있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군 당국은 이날 오전 50분 가량 전체회의를 갖고 점심 식사를 한 뒤 오후까지 남북간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이례적으로 북한의 제의로 성사된 만큼 지난 회담보다는 진일보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병철수 등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6월에 이어 추가 합의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집중 논의하는 가운데 고위급 군사회담이나 국방장관 회담 등 군 수뇌부의 회담 일정을 확정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와 함께 DMZ내 GP(감시초소) 병력 및 중화기 철수 등 지난 6월에 이어 진일보한 논의가 있을지와 함께 최근 북한이 한미에 촉구하고 있는 종전선언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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