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배 의장, 소탈행보 의미 작지 않다
장선배 의장, 소탈행보 의미 작지 않다
  • 이형모 부국장
  • 승인 2018.07.29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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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장선배 충북도의회 의장의 소탈하고 친근한 행보가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출퇴근은 물론 공식적인 행사 외에는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자신의 차를 직접 몰고 다닌다.

수행하는 공무원들은 의장의 이런 낯선 행동에 곤혹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의장이 직접 차를 몰고 행사장에 갔다가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나 당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까지 든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다음 스케줄이 없을 때는 수행한 직원들을 기다리게 하지 않고 돌려보낸다. 공무원들에게 혹여라도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배려일 것으로 생각된다.

도내 의전 서열 2위인 도의장이 공식행사외에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런 전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를 두고 그의 취임 인터뷰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장 의장은 “임기 내내 초심을 잃지 않고 도민들과 소통하면서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즉 지난 10대 도의회에 쏟아졌던 비난을 신뢰로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10대 도의회 때 여야 의원들은 감투싸움에 의정활동은 뒷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의장자리를 놓고는 후보끼리 패를 갈라 의원 줄세우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해 7월 사상 최악의 도내 수해때는 행정문화위원회가 재난 상황을 뒤로하고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전국적인 망신을 샀다. 당시 김학철 위원장은 국민을 `레밍'에 비유하는 발언을 했다가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재민들 곁을 지켰던 게 바로 장 의장이었다. 삽질을 하며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던 모습을 기억한다.

사진이나 찍으면서 보여주기에 열중했던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유독 기억에 남았다. 이런 그의 진정성이 이번 충북 지방선거에서 16년 만에 무투표 당선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밑바탕이 됐다고 분석하는 사람이 많다.

장 의장이 격식과 권위주의를 없애려는 행동은 지극히 칭찬할만하다.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정활동에 충실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도민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간에서는 장 의장의 이런 행동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른바 보여주기라든가, 다가올 국회의원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등의 해석이 그것이다. 비판적인 시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의장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문제다. 지난해 수해 때 외유와 레밍 발언으로 충북도의회는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개원만 하면 감투싸움 하는 의회, 부적절한 해외연수로 얼룩진 의회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라는 책임이 맡겨지면서 장 의장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집행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사람도 많다. 같은 당인 이시종 지사가 이끄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보다는 협치라는 명목으로 `짬짜미'를 할 것이란 성급한 예상도 있다.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도의회가 `특권의식'을 내려놓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그런 면에서 장 의장의 소탈한 행보는 그 첫 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장 의장은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의회나 의원상에 대한 소신이 있었을 것이다.

비록 작은 일로 여겨질 수 있지만 격식과 권위주의를 내려놓으려는 그의 소탈한 행보가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지금은 충북도의회가 높아진 도민의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은 물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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