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육의 새로운 혁신 `메이커 운동'
과학교육의 새로운 혁신 `메이커 운동'
  • 김태선 교감 충북과학고
  • 승인 2018.07.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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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교감 충북과학고
김태선 교감 충북과학고

 

짧지만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학교 내 부산한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행정실 직원이 무성하게 자란 풀을 깎는 기계의 엔진 소리만 우렁차게 들려온다. 지난 학기를 돌아보며 지난 학기 우리 학교는 자신이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어 쓰는 메이커들의 공간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해마다 각종 과학관련 연구(R&E, I&D)와 각종 수학, 과학 관련 대회(과학전람회, 학생발명품대회, 화학 프런티어 등) 참여로 뚝딱거리며 뭔가를 만드는 소리가 자주 들려오기는 했다. 그런데 올해는 충북과학고 역사상 가장 많은 학생, 전교생의 반이 넘는 학생들이 충북과학전람회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참여했다. 그 바람에 각종 탐구활동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아이들과 달리, 이를 지원하는 학교는 실험실 안전까지 챙기느라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기존의 `DIY(Do it Yourself)운동'이 개인의 취미 생활에 가깝고 직접 해보자는 취지가 강한 반면, 요즈음 우리 주변에 깊이 스며든 `메이커(maker) 운동'은 취미 생활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공유하는 산업계까지 아우른다. 더군다나 이전에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기술들이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팅기 같은 도구들이 보편화되면서 더욱 활성화됐다.

실험실 한쪽에 마련된 여러 대의 3D 프린터는 아이들이 설계한 밑그림대로 밤새 작동하며 입체적인 물품을 뽑아내고, 레이저 커팅기는 자르는 것을 넘어서서 깊이에 따라 음각을 새기는 멋진 예술품을 뽑아내기도 한다. 차고에서 매킨토시를 개발했다고 알려진 스티브 잡스와 같은 학생들을 우리 학교 창의융합동과 실험동에서 수시로 만나는 난 행복한 사람이다. 어떤 행정적인 어려움이나 장애를 만나도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야지 하고 생각해본다.

메이커는 스스로 필요한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흐름을 주도한다. 이것이 메이커 운동이다. 우리 아이들은 작은 발명가, 기술자, 개발자, 디자이너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고자 노력한다. 우리의 과학교육도 이런 소비자에 맞추어 혁신을 꾀하고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아무리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경험해보지 않고는 현실과 괴리가 있기 마련이다. 메이커의 경험 부족을 보완해주고, 끊임없는 동기부여가 가능하도록 과학교육계의 혁신이 오늘도 과학교육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사이언스 페어와 같은 과학축제를 격려하고자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축제를 열었던 것처럼, 과학교육의 새로운 혁신을 지원하는 지역네트워크 시스템이 요청되는 시기이다. 누가 알겠는가? 3D프린터로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드는 것이 혁신이라고 불리는 과학교육 활동이 아이들에게는 구석기시대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바로 내일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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