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한국사회 … 날카로운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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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07.17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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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우민아트센터 우민미술상 수상 조습 작가 ‘광光’전
나약한 왕 · 탐욕에 눈먼 신하 · 피해자 민중 등 관계 설정
사회적 풍경 등 상징적 재현 … `헬조선' 대변 현대 희화화
(왼쪽부터) 광光-01, 광光-02, 광光-03 중 일부.
(왼쪽부터) 광光-01, 광光-02, 광光-03 중 일부.

 

청주 우민아트센터는 제16회 우민미술상 수상작가인 조습의 `광 光'전을 8월 18일까지 개최한다.

수상자 조습씨는 2001 경원대학교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2013년부터 개인전을 열어왔다. 조습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일어난 주요하거나 사소한 사건들을 사진과 영상 등의 매체로 비판적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광光' 연작은 우리 시대의 사회적 풍경을 상징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가해자로 설정된 무능하고 나약한 왕과 탐욕에 눈이 먼 신하의 모습, 그리고 절대 권력의 피해자로서 민중들의 모습을 대치시켜 `헬조선'으로 대변되는 부조리한 사회를 희화화했다.

조 작가는 “나는 이성과 폭력, 논리와 비약, 비탄과 명랑, 상충되는 개념들을 충돌시키면서 현실의 이데올로기에 구멍을 내고 있다” 며 “상호 이해의 저편으로 건너가기 위해 가로 질러야만 하는 어떤 불모성에 대한 것이며, 그 불모성 속에서도 꿈꿔야 하는 새로운 주체이행과 공동체에 대한 것이다”고 적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작품은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로 채색돼 있다. 현대인들의 욕망과 탐욕이 드러나는 장면들은 권력층으로부터 버림받은 인간과 피지배 계급 민중들의 삶을 보여준다.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굿춤의 눈물, 환희, 그 소리들'이라는 제목으로 조습의 해학적 카오스와 사진미학을 평하고 있다. `조습 사진의 시간; 아수라(阿修羅)의 후경, 함축적 연대기; 해학적 카오스의 아이콘화(ICON), 굿춤 추는 트릭스터; 샤먼 예술가의 둔갑술, 해를 품은 달; 흩어지고 출현하는 귀신들, 역설; 빛나는 후경, 우울한 전경' 등 5개로 나눠 작품의 흐름을 시대적으로 조명했다.

김 평론가는 “조습의 작품 속 시간들은 전경이 온전히 후경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전경 속에 후경이 파괴된 채 존재하거나 전경이 후경으로 빨려 들어가 전경의 상실을 이룬다”며 “1999년의 조습과 2018년의 조습은 쉼 없이 변이를 거듭했던 육체의 껍질 외에는 사실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면서 “불교의 연기론과 윤회, 회귀의 시간성이 번데기 고치집의 시간성이라면, 그의 작품들은 피었다 지기를 반복하는 회귀의 수레바퀴다”고 평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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