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그냥 흘려버릴 것인가
빗물! 그냥 흘려버릴 것인가
  • 장두환 청주시 흥덕보건소 보건행정팀장
  • 승인 2018.07.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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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장두환 청주시 흥덕보건소 보건행정팀장
장두환 청주시 흥덕보건소 보건행정팀장

 

환경 전망 2050 보고서(2012년도)에 따르면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를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가용 수자원 대비 물 수요 비율이 40%를 넘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크다. 이 비율이 40%를 초과하면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한다.

빗물 재활용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연간 1270억 톤의 비가 오는데 이 중 800억 톤 정도를 지하수, 댐 수, 하천수로 사용하고 나머지 400억 톤 이상이 바다로 흘러간다며 재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흘려버리는 빗물 중 5~10%만 활용해도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빗물을 잘 보관했다가 물이 부족한 시기에 쓰면 아주 유용하다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물이 부족해질 미래를 대비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빗물 재활용을 새로운 수자원으로 생각하여 국가에서는 빗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건축 허가 시(설계 및 계획서) 빗물을 모아둘 수 있는 저장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월드컵 축구로 전 세계적 이목이 집중됐던 브라질 아마조니아 경기장의 예를 보면 빗물을 재활용해 경기장 내 잔디, 화장실, 경기장 내·외부 청소에 이용해 상당한 절감 효과를 봤다고 한다.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는 물론 용인시, 수원시 등 각 지방 자치단체들도 대체 수자원으로 빗물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원시 전체가 빗물 재활용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빗물 재활용 시설이 설치된 건축물에 대해서는 지방세, 상·하수도세 등 감면이 필수다.

청주시도 `청주시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지붕 면적이 1000㎡ 이상인 시설물을 설치하려는 자에게 빗물이용시설 설치 운영을 권장하고 있다. 빗물 사용량에 해당하는 하수도 사용료를 동 지역 30%, 읍·면 지역 20%까지 감면해 주는 조례를 제정해 운영 중이다. 현재 청주시 상당구, 흥덕구 청사도 빗물 저장 시설을 설치해 화단과 화장실 청소 등에 사용하고 있다.

청주시는 청원구 내덕동과 서원구 개신동에 집중호우 시 침수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우수저류시설', 즉 빗물 저장 시설을 설치했다. 이 사업을 실시할 즈음 지역 주민들은 기본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주장하며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1년여 동안 불편과 손해를 감수한 지역 주민에게 이 시설이 앞으로 이러한 목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해시킨다면 시민을 상대로 한 다른 사업 추진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집중 호우 시 저장했던 빗물의 재활용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 볼 일이다. 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는 문화산업단지(옛 담배공장) 또는 인근 지역에 공급해 화장실 청소, 도로가 미세먼지 청소, 화단 물주기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장마가 시작된다. 한동안 봄 가뭄으로 타는 듯한 대지를 촉촉하게 적신다. 도로 한 편에 쌓였던 미세먼지가 일시에 쓸려 내려간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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