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넘치는 청주시 산하기관들
적폐 넘치는 청주시 산하기관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8.07.11 2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요즘 청주시 산하기관들의 행태를 보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루가 멀다하고 시 산하 재단과 공단에서 범법행위와 비리, 하물며 음란물 시청행위까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의 경우 사무총장이 홍보팀장 응시자에게 시험문제와 모범답안을 SNS로 보냈다가 적발돼 해임됐고,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행위는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우습게 보는 것뿐만 아니라 청주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그동안 문화산업을 `진흥'하지 않아 ICT업계에서 무용지물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그렇다고 `문화진흥'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샀었는데 채용범죄까지 저질러졌으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고도 지급을 2년 가까이 미루다 3억6000여만원의 지연이자를 물어줬다.

최근에는 공기업 고객만족도조사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부당하게 9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게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청주복지재단은 지난해 9월 정관과 다른 규정을 적용해 일반직 4급 직원을 채용했다가 잡음을 내더니 지난 3월에는 상임이사 채용 때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청주시상권활성화재단은 지난해 일부 직원들의 내부 고발로 분란에 휩싸였고 결국 지난 2월 재단이 해체되는 사태로 비화되기까지 했다. 호미로 막을 수 있었는데 가래로도 못 막았다.

도덕적 해이의 극단을 보여주는 한심한 행태마저 나타나고 있다. 청주시통합산업단지관리공단의 부장은 근무시간에 음란물을 수시로 보고 성희롱을 하는 등 복무규율을 위반했다가 최근 해임됐다.

채용비리, 인사비리의혹, 담합의혹, 거기에 성희롱까지. 마치 범죄집단에서나 날 듯한 악취가 버젓이 청주시 산하기관에서 풍겨지고 있으니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악취의 배경에는 공통점이 있다. 상당수 기관의 책임자나 부서장이 시장의 측근임을 과시하거나 전직 간부공무원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전횡을 휘둘렀다는 점이다.

더구나 일부는 지역사회의 유력인사들과 친교를 맺으면서 자신의 방패막이로 써먹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런 청주시 산하기관의 문제는`적폐'가 분명하다. 민선 6기에서 쌓인 이런 적폐들을 도려내지 않고 어물쩍 넘겨서야 민선 7기가 제대로 설 수 없다. 한범덕 시장이 공직기강을 다잡겠다고 밝혔지만, `깃털'인 산하기관의 적폐를 뽑아내지 않고서야 어떻게 `몸통'을 다스릴 수 있을까 싶다.

더군다나 청주시의 적폐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한범덕 시장이 직원회의에서 한 말에서 잘 드러났다. 그는 “상상 이상으로 인사 부탁이 많이 들어와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한 시장은 상상 이상의 청탁을 받았다지만, 시민들은 상식 이하의 적폐들 때문에 실망하고 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태와 관련해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성명서가 유출사실이 최초 보도된지 13일 만에 나왔다.

이제 시민들은 `한범덕 2호'가 어떤 항해를 할지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