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논란 고혈압 치료제 판매중단 환자들 `불안' 병·의원 `혼란'
발암물질 논란 고혈압 치료제 판매중단 환자들 `불안' 병·의원 `혼란'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8.07.09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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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복용중 치료제 안전성 관련 문의 쇄도
반품 절차 등 가이드라인 없어 약국업계도 비상
약사회 “식약처 등 관계기관 지침마련 서둘러야”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성분을 포함한 고혈압 치료제에 대한 판매 중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고혈압 환자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판매 중단 조치에 환자 문의가 빗발치면서 병·의원과 약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 `N-니트로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 O) 제암연구소(IARC)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해당 원료의약품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 치료제 219개 제품 중 187개 제품을 점검, 115개 제품에 대해 판매·제조·수입 중지 조치를 내렸다.

또 의사·약사 등이 사용하는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에 `처방금지' 경고 문구를 등록, 처방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 사이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이전에 처방받은 약이 판매중지 품목인지 알기 어려운 데다 발암물질이 함유된 약을 복용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뒤섞여 나온다.

고혈압 환자 강모씨(62·여·진천읍)는 “오랫동안 혈압약을 먹어왔지만, 이번처럼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지금껏 내가 복용해온 약에도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 함유돼 있었던 건 아닌지 무섭다”고 토로했다.

불안감이 점점 커지면서 도내 병·의원에는 때 아닌 비상이 걸렸다. 치료제 복용 안전성을 묻는 고혈압 환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까닭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내 주요 병원은 안내문을 내걸거나 언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발암물질 고혈압 치료제 파문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충북대학교병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발암 유발 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혈압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고혈압 치료제에 대한 환자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병원에서 사용 중인 고혈압 약과 과거 처방했던 약 목록을 자체 조사한 결과 문제가 된 약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판매하는 약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북약사회 관계자는 “`이전에 처방받은 약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 `남은 약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와 같은 문의를 받는 회원이 많은 걸로 안다”며 “현재까지 특별하게 내려 온 지침이 없어 약사회 차원에서도 고민”이라고 전했다.

특히 약국업계는 향후 판매중지 품목 반품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문제 의약품 생산 기간, 구체적인 반품절차, 청구 취소·변경 방법과 같은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서다.

이 관계자는 “시중에 나온 약이 많은 상태에서 갑자기 판매중지 조치가 내려져 혼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식약처나 제약사, 병원 등 관계기관에서 조속히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혈압은 수치상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심장발작·뇌졸증·심근경색·대동맥박리증 등 여러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지난해 국내 고혈압 진료 인원은 604만명이다. 2012년(540만명)과 비교했을 때 64만명이나 증가한 수준이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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