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이주민 배척·외면은 인간의 도리 거부한 범죄”
“난민·이주민 배척·외면은 인간의 도리 거부한 범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7.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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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 사목서한서 자비 호소
“우리 민족도 타향에서 설움” 이기적 자세 지적도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교구장(주교·사진)는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배척과 외면은 인간이 지녀야할 최소한의 도리를 거부하는 범죄이고, 그리스도인으로서는 더더욱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

강 주교는 교황주일(7월1일)을 맞아 최근 제주 지역의 현안인 예맨 난민과 관련, 제주교구민들에게 보내는 사목서한에서“ 다른 나라에 사는 우리 친척과 가족이 그 나라 국민에게 배척당하고 외면당해 내쫓긴다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분노하겠느냐”며 이 같이 `자비'를 호소했다.

강 주교는 “최근 예멘 내전으로 인한 난민 500여 명이 제주에 들어와 많은 이들이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며 “어떤 이들은 이런 난민들의 집단 수용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며 추방을 주장하지만 우리는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민족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조국을 떠나 타향에서 난민의 고난과 설움을 짊어지며 살아왔느냐”며 “어떤 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어떤 이들은 민족의 독립을 위해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간 이들도 많지만, 제주에서는 일자리를 찾아서, 4·3의 재앙을 피해 일본으로 이주한 이들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우리를 찾아온 난민을 문전박대하면 우리는 무슨 낯으로 무슨 자격으로 하느님께 자비를 구하고 복을 청할 수 있겠느냐”며 “그런 편협한 이기적 자세로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만들어갈 수 있겠는가? 이제는 우리 민족이 오늘의 지구촌 시대에 걸 맞는 성숙한 세계시민의 품성과 자질을 갖추어야 할 때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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