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평온과 자유의 노래 `가브리엘 오보에'
영혼의 평온과 자유의 노래 `가브리엘 오보에'
  •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 승인 2018.07.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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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시원한 물이 그리워지는 날, 아름답고 시원한 폭포가 생각이 난다. 조선시대 김홍도의 그림 속에 나오는 수옥정의 시원한 폭포 아래에서는 소리하는 분들이 폭포수의 우렁찬 소리를 목소리와 겨루기를 하며 창을 하는 명창들이 상상이 된다. 그리고 외국 영화 속에 나오는 이구아수 폭포 아래에서는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 오보에'가 너무나 인상이 깊어 늘 가슴 속에 남는다. 이 곡은 마침 아주 친한 교장 선생님이 오보에로 자주 연주하고 얼마 전에도 본인과 듀엣으로 함께 연주하던 곡이라 더욱 가슴에 닿는다.

`가브리엘 오보에'는 롤랑 조페 감독의 1986년 영화 `미션'의 메인 테마곡이다. 이탈리아의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했으며, 요요마, 홀리 고닉 등 수많은 아티스트에 의해 편곡되어 연주되고 있다.

주제곡`가브리엘 오보에'는 90년대 팝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의`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라는 곡명으로 세계에 알려진 후 국내에서는 2011년 음악감독 박칼린에 의해 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졌다.

사라 브라이트만은 이 곡을 부르기 위해 작곡가인 엔니오 모리코네를 찾아가 간청해 세 번 만에 승낙을 받았다는 불후의 명곡 중에 명곡이다.

극 중 가브리엘 신부가 들려주던 심금을 울렸든 원곡 `Ga briel's Oboe'는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켈틱 음악 뮤지션 데이빗 애그뉴가 연주했다.

1750년경, 남미 파라과이와 브라질의 국경 부근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미션'(The Mission: 1986)은 원주민 과라니족을 상대로 선교 활동을 벌이는 두 선교사의 대립되는 모습을 통해서 종교와 사랑, 정의라는 가치관을 심오하게 그린 종교 영화로 1986년 제39회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야만인의 땅 라틴 아메리카에 진리를 전하고자 하는 산 카를로스 선교회 소속의 가브리엘 신부는 몇몇 동료 신부들의 노력으로 결국 험악한 지형의 폭포수위에 사는 과라니족들을 선교하는 데 성공하나, 식민지의 영역을 확보하고자 하는 스페인, 포르투갈의 이해관계는 원주민과의 당초 약속을 어긴다. 이에 가브리엘 신부 일행과 원주민들은 끝까지 저항하다 점령군에 최후를 맞는 안타까운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연주하는 오보에(oboe)는 겹리드의 목관 악기로 주로 오케스트라에서 사용되고 독주악기로도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오보에는 프랑스어인`오부아'(프랑스어로 높은 음을 내는 나무라는 뜻)의 관현악단 악기로서 17세기 중엽 프랑스의 궁정 음악가 장 오트테르와 미셸 필리도르에 의해 만들어졌다.

빠를 때는 중세 귀족풍의 분위기를 보이지만, 보편적으로 마음을 가라앉게 하고, 때로는 구슬픈 음색을 자아내기도 한다. 또 중세 시대 오보에는 영혼을 뺏는 악기라는 이유로 한때 교회에서 연주가 금지됐다고도 한다.

“나는 환상 속에서 모두들 정직하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봅니다. 언제나 영혼이 자유롭기를 꿈꿉니다. 저 떠다니는 구름처럼.”

위의 넬라 판타지아의 가사처럼 요즘같이 태풍이 지난 후 더욱 무더운 여름날은 폭포수 아래서 아련한 오보에의 멜로디를 들으며 평온한 마음과 몸의 자유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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