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봉명동 마을경로당 덮친 `주폭 공포'
청주 봉명동 마을경로당 덮친 `주폭 공포'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8.07.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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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45범 40대 술만 마시면 욕설·협박
“경찰에 신고했다” 노인 폭행 … 현재 구속
주민들 죗값 치른 이후가 더 문제 `한숨만'

청주 봉명동 한 마을이 `주폭(酒暴·주취 폭력배) 공포'에 떨고 있다. 1년 전쯤부터 술만 마시면 경로당을 찾아 노인을 괴롭히는 40대 남성이 출현한 탓이다. 악행은 듣는 이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다. 지역주민 A씨(44)는 술에 취한 날이면 으레 경로당에 들이닥쳐 온갖 욕설과 협박을 일삼았다. 물리적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A씨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정신이 멀쩡한 날, 다시 찾아와 “실수하지 않겠다”고 사과하는 그를 매몰차게 대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용서는 더 큰 화를 불렀다. A씨가 입에 술을 댄 날이면 경로당에선 어김없이 사달이 났다. 정도가 심각해지면서 마을 경로당이 `임시폐쇄'되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러던 지난 5월 22일 그는 결국 `큰 사고(?)'를 쳤다. 경로당에서 쉬고 있던 한 노인에게 “흉기로 찔러 죽이겠다”고 말했고, 협박당한 노인은 겁에 질려 경찰에 신고했다.

당일 조사를 받고 나온 A씨는 또다시 패악을 부렸다. 경로당에 들이닥쳐 “누가 신고했어, 또 신고해봐. XXX들아”라는 욕설과 함께 또 다른 노인을 막무가내로 폭행했다.

A씨 머리에 얼굴을 들이받힌 이 노인은 눈 부위가 찢어지는 전치 2주 정도의 상처를 입어야 했다.

결국 다시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철장 신세를 지게 됐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그가 죗값을 치르고 나온 이후를 걱정하는 주민이 적잖다.

한 주민은 “보복 심리에 더 큰 악행을 저지를까 걱정된다. 한 번 죗값을 치렀다고 나아진다는 보장이 있겠느냐”며 “부디 누군가가 나서서 주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A씨는 노인을 상대로 수차례 협박과 폭행을 일삼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폭행 등)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 8일까지 봉명동 한 경로당에서 모두 9차례에 걸쳐 노인 6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이전에도 범죄를 저질러 전과 45범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를 불안케 하는 동네 주폭을 집중적으로 단속했다”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치안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여죄를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조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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