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처럼(6)
연어처럼(6)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18.06.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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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헌의 소품문(小品文)
강대헌 에세이스트
강대헌 에세이스트

 

오늘도 연어는 지난번까지 모습을 보여준 일흔세 마리와 함께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갈게요.

74. 흰 바탕을 마련한 다음에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거죠. 그래요. 본질이 있고 나서야 꾸밀 수 있는 거죠. `회사후소(繪事後素)'인 거죠. 인(仁)이 본질이고, 예(禮)가 형식인 겁니다.

75. 우리는 모두 늙는 것이고, 또한 똑같이 늙지는 않는 겁니다.

76.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고 먼 길을 걷는 것이 공감입니다.

77. 세상을 어떻게 읽을까요? 사람을 어떻게 읽을까요? 읽는 방법도 참 중요하군요.

78. 슬픔이 없으면 자신이 성장할 수도 없고, 타인과 연대할 수도 없다고 하네요.

79. 보스턴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4.8km 이상을 걸으면 관절염 예방은 물론이고 퇴행성관절염도 호전된다고 하네요.

80. 유필무 필장(筆匠)은 16세부터 41년째 붓을 매고 있다는데, 아직도 스스로를 장담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어요.

81.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라”고 장 그르니에((Jean Grenier)가 말했어요.

82.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은 입시와 소비와 투기의 사이클을 끊으라고 말했어요.

83. `생게망게하다'라는 말은 뜻밖의 언행이나 뜻하지 않은 일로 갑작스럽고 어이가 없다는 뜻이라네요. 생게망게할 때가 참 많아요.

84. “말은 날개가 달렸지만 생각하는 방향으로 날아가지는 않는다”라고 토마스 스턴즈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이 말했어요. 그러니 농담으로 한 말이 진담이 돼 곤경을 치르기도 하는 거죠.

85.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이 `신화와 인생'이란 그의 책에서 말했어요. “방랑하는 시간은 긍정적인 시간이다. 새로운 것도 생각하지 말고, 성취도 생각하지 말고, 하여간 그와 비슷한 것은 절대 생각하지 마라. 그냥 이런 생각만 하라.” 내가 어디에 가야 기분이 좋을까? 내가 뭘 해야 행복할까?”

86.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겨두고 소설가 박경리는 우리 곁을 떠났더군요.

87.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라는 하워드 진(Howard Zinn)의 말은 정치경제학에서 계급적 당파성의 본질이라는군요.

88. 생각도 칼처럼 벼리지 않으면 안 되겠어요.

89. 고인이 된 가야금 명인 황병기는 인생을 하나의 `미궁(迷宮)'으로 생각했답니다.

90. 최고의 선생은 현실입니다! (이 말에 “젊은이는 늙고 늙은이는 죽어요. 그러니까 내일 산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늘 이 순간의 현실을 잡으라는 거죠”라는 노령의 석학 이어령의 말까지 덧붙이고 싶군요.)

91. “인류문화가 발전해 온 과정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는 유발 하라리(Yuval Harari)의 말은 미래지향적인가요?

92.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를 오가는 라민 카림루(Ramin Karimloo)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에서 맡았던 라울 역은 전설적이었어요. 노래의 진미(眞味)를 맛보게 하였죠. 라민 카림루 출연 버전만 열 번 이상 보았다는 분도 있네요.

93. 죽은 개는 아무도 걷어차지 않는다는군요.

이제 연어는 아흔세 마리로 늘었습니다.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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