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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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8.06.2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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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김 창 흡

바람 속 빗발은 창 깊숙이 후둑거리는데
이불 안은 채 누워 처마 끝 풍령 소릴 듣는다.
닭들은 벌써 횃대를 내려왔겠지
섬돌 가득 나온 지렁이, 눅눅한 장맛날.

# 장마입니다. 무섭게 쏟아지는 장맛비를 보니 지난해 수해 현장이 떠올라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폭우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지만, 예나 지금이나 비의 단상은 별반 다르지 않나 봅니다. 이 시는 조선 시대 성리학자이자 문인인 김창흡(1653~1722) 시인이 쓴 장마입니다. 현대시처럼 시의 제목이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장맛비가 내리는 날의 풍경이 생생합니다. 300여 년 전 조선의 도시공간을 그려놓고 읊어 본다면 시가 더 맛깔스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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