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보통사람
특별한 보통사람
  • 박보혜 청주시 봉명2송정동 주무관
  • 승인 2018.06.25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박보혜 청주시 봉명2송정동 주무관
박보혜 청주시 봉명2송정동 주무관

 

봄을 맞고 여름으로 넘어가는 지금은 특히 농부에게는 농사를 시작하는 시점이라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하고 바쁜 시기이다. 지금은 겨울에 미리 신청한 비료를 받고, 모종을 심거나 모내기를 한 후 새로 경작하는 농지에 대해 농지원부를 만들거나 수정하기 위해 경작사실확인요청을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농지원부란 1000㎡(비닐하우스, 버섯재배사 등 시설재배 시 330㎡) 이상의 농지에서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다년생 식물을 재배하는 자에 한해 작성되는 것으로서(※경작면적은 소유 여부에 관계없이 실제로 농작물 재배 등에 이용하는 농지면적을 세대별로 합산한 면적), 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를 파악해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관리하기 위해 작성하는데, 농지·농업 관련 정책수립과 추진 및 농업인의 자경 여부 확인 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됨을 목적으로 한다.

농지원부는 내부행정자료로서 경작변동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갱신·관리하는 것은 아니며 농업인의 자발적 신청 등으로 작성 변동되고 세금감면 대상자 확인 및 농협대출 등을 위한 확인 자료로 활용된다.

농지원부 업무를 보다 보면 전국에서 똑같은 업무를 하는 공무원이 읍·면·동 별로 적어도 한 명씩은 있는 보편적인 일이지만 오시는 분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져오시는데, 공통점은 다들 너무 바쁘시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들임엔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이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이분들의 문제를 정확히 해결해 드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그런지 청주에서 공무원생활을 한 지 6개월쯤 된 시점에 시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에 그분의 사연과 내 이름이 올라가기도 했다.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기에 내게 오는 민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특별하다 생각하고 타인이 바라볼 땐 보통 사람이란 걸 알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아이 아빠의 직장 때문에 주말 부부를 하게 됐을 때다.

그땐 육아휴직 중이었는데 청천벽력같이 남편이 청주시 오송에 위치한 연구원으로 발령이 났고 우린 자연스레 주말부부의 길을 걸었다. 처음 주말부부를 시작할 때 주위의 위로란 게 “남들도 다 한다~”“○○도, △△도 주말 부부란다~”였다. 결국 가족이 함께 사는 가정에서 주말부부를 하는 가정이 된 거였다. 나에게만은 특별하고 어려운 게 그냥 보통 다 하는 그런 일이었다. 홀로 육아를 감당하는 워킹맘이 됐을 때도 기적처럼 청주시 전입이 확정됐을 때 우리 가족이 부둥켜안고 울었을 때도 나에겐 특별한 이 순간이 보통 사람의 사는 모습이었다. 살다 보면 보통 사람으로 산다는 게 어렵다는 걸 느낀다.

지금 나는 청주시에서 가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청주시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저마다 사연을 갖고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스스로가 특별하다고 느낄 때 내 삶을 더욱 행복하고 풍요롭게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무의식 중에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특별한 보통 사람이 많은 청주시를 `참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하는구나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