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 실종 닮은 꼴 청주 이다현양 사건 `주목'
강진 여고생 실종 닮은 꼴 청주 이다현양 사건 `주목'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8.06.2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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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건 모두 지인 만나겠다며 집 나선 후 실종
유력용의자 자살도 판박이 … 사건 배경 물음표
전남 강진군의 한 저수지에서 경찰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실종된 여고생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남 강진군의 한 저수지에서 경찰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실종된 여고생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남 강진의 여고생 실종 사건이 4년 전 발생한 청주 이다현양 사건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지인을 만나겠다며 집을 나선 후 연락이 끊긴 사건 개요부터 유력한 용의자의 자살 등 두 사건은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24일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작업 끝에 강진 여고생의 시신은 발견됐지만, 이다현양은 여태껏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 흔적 없는 여고생

2014년 1월 29일 낮 12시쯤 졸업을 앞둔 이다현양(당시 19세)은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이양이 이튿날까지 연락되지 않자 가족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이양이 실종 한 달 전 취업준비를 위해 머물렀던 청주의 한 고시텔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이양의 모습이 잡혔지만, 이후의 이동 경로는 오리무중이다.

강진 여고생 A양(16·고1)도 지난 16일 아르바이트를 시켜준다는 아빠 친구 김모씨(51)를 만나러 나간 후 실종됐다. 집 근처 공장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만 CCTV에 확인됐을 뿐 이후 어느 곳에서도 목격되지 않았다. 실종 8일 만인 24일 A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 목숨 끊은 용의자

충북 경찰은 주변 인물의 탐문 수사 과정에서 고시텔 관리인 한모씨(48)가 평소 이양에게 잘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씨는 실종 당일 이양에게 `왜 오지 않느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었던 흔적이 발견되면서 수사 선상에 올랐다. 한씨는 이양 실종 이튿날 오전 0시 30분쯤 컴퓨터와 종이가방을 차에 실어 20여분 간 고시텔에서 나갔다가 돌아왔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같은 해 2월 13일 그는 인천의 한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한씨는 인터넷 물품 사기로 지명수배가 내려졌으며 심한 우울증 등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인천의 한 중고차시장에서 한씨의 차량을 발견했지만, 그의 옷가지만 있었을 뿐 이양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한씨가 차량을 팔고 받은 대금 34만원을 이양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받아 인천의 한 현금인출기에서 빼내 간 사실은 확인했다.

강진 여고생 사건 역시 A양의 동선과 김씨의 행적이 상당 부분 일치하는 데다 A양 가족이 찾아오자 달아난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김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김씨는 16일 자신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가게를 나갔다가 3시간 20여분 만에 자택으로 돌아왔다. 옷가지로 추정되는 물체를 태우고 외부 세차를 했다. 이날 밤 A양 어머니가 자신의 집에 찾아오자 뒷문으로 달아났다. 그는 이튿날 오전 6시 17분쯤 집 근처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 답보상태 경찰 수사

충북 경찰은 이양이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공개수사를 결정, 이양의 사진과 실종 당일 모습이 담긴 수배 전단을 배포했다. 경찰은 경력 274명, 수색탐지견 4마리를 동원해 이양의 실종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씨의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수색을 벌였지만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양이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한씨와 만났다는 직접적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살아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사실상 미제로 남은 사건이다.

전남 경찰도 1000여명의 인력을 투입, A양의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확인된 강진군 도암면 야산 일대를 주요 지점으로 정하고 수색 작업을 펼쳤다. A양의 시신은 발견됐지만, 용의자의 사망으로 사건 배경 등에는 물음표만 남게 됐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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